경찰·서울시, 아동학대 대응 강화…"제2의 정인이 없게"
2021.05.12 11:15
수정 : 2021.05.12 11:15기사원문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 서울경찰청과 서울시가 학대 현장 대응시스템 개선·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지역 상급병원은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으로 운영되며, 지자체·경찰 인력도 늘린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아동학대 대응 및 예방을 위한 강화대책'을 서울시와 함께 12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사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시가 아동학대에 대응하는 모든 과정에 대처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해진 것이 특징이다.
우선 피해아동을 최우선으로 아동학대 현장 대응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선이 이뤄진다.
피해아동의 신속한 의료 지원을 위해 24시간 이용가능한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 8곳 서울 전역에 운영한다. 전담의료기관은 이대서울병원 · 서울대학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으로 지정됐다. 7월부터는 아동학대 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학대사례를 판단하는 '아동학대 판단회의'가 자치구별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 기존 서울시 아동복지센터를 '아동학대예방센터'로 기능을 확대해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추진한다.
자치구 아동학대업무 전담공무원도 지난해 58명에서 향후 191명으로 인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각 경찰서에는 여청강력팀(99명)을 신설하고, 아동학대 전담경찰관(APO)도 증원한다. 지난해 6개소였던 보호시설은 2023년까지 12개소로 확대한다.
위기아동 조기 발견을 위한 복지 사각지대 아동 전수조사는 정례화하고, 인식 개선을 위한 온·오프라인 홍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하연 서울경찰청장은 "아동학대는 우리사회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서울경찰과 서울시는 아동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정하고, 기관간 벽을 허무는 협력을 통해 아동학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정 내 훈육이나 부모의 인성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아동학대 위험상황을 조기에 발견해 조사와 피해아동 보호, 재발방지까지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