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들, 빈과일보 구매로 정부 민주화 운동 탄압 비판

      2021.06.19 06:54   수정 : 2021.06.19 06: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홍콩 시민들이 친 민주주의 성향의 신문 빈과일보 구매를 대폭 늘렸다. 당국이 빈과일보 편집국을 압수수색하자 판매부수가 6배 넘게 폭증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빈과일보 편집국의 경찰의 습격을 받은 뒤 빈과일보 수요가 폭발했다.

평소 8만부 정도 인쇄하던 물량이 지금은 수요 폭증으로 50만부 수준까지 늘었다.

일부 신문가판대에서는 빈과일보가 매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빈과일보는 일부 시민들이 빈과일보를 지지하는 뜻에서 10부에서 100부까지 신문을 샀고, 어떤 이들은 대형카트까지 갖고와 신문을 쓸어담았다고 보도했다.

빈과일보는 압수수색 다음날 1면 머리기사에 "우리는 계속 밀고 나아가야 한다(We must press on)"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말은 청킴헝 최고경영자(CEO)가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차고 편집국에서 호송되면서 직원들에게 외친 말이라고 BBC는 전했다.

경찰 압수수색은 빈과일보 고위 간부 2명이 새로 제정된 홍콩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뒤 이뤄졌다.

지금까지 라이언 로 편집국장, 청킴헝 CEO 등을 비롯해 이 신문 간부 5명이 체포됐다.

이들 2명은 수사가 끝나 기소됐고, 초탓큰 최고운영책임자(CEOO), 찬푸이만 편집부국장, 최고편집책임자(CEE) 청치와이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 가운데 찬 부국장은 18일 밤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찬 부국장은 경찰서를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2명이 기소된 것에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날 오전 배포된 신문 발행에 참가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콩 대표 일간지인 빈과일보는 대놓고 중국 지도부를 비판해 미운털이 박힌 상태다.

빈과일보 사주로 홍콩 민주화 운동의 대부 격인 억만장자 지미 라이는 이미 2019년 불법 의회 참가 등의 혐의로 수감 중이다.

라이는 중국이 지난해 국가보안법을 도입한 뒤 체포된 수십명의 저명 시민운동가 가운데 한 명이다.

빈과일보 압수수색은 17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컴퓨터와 하드드라이브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아울러 빈과일보 계열사 3곳의 1800만홍콩달러(약 26억원) 규모의 자산도 압류했다.

빈과일보는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동영상에서는 경찰이 책상에 앉아 기자들의 컴퓨터에 접속하는 장면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홍콩 경찰은 언론브리핑에서 2019년 이후 빈과일보가 각국에 홍콩과 중국 본토에 대한 제재에 나서라고 촉구하는 30여건의 기사를 실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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