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가평군수 장사시설 유치추진…주민소환 외면
2021.06.19 08:47
수정 : 2021.06.19 08: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평=강근주 기자】 김성기 가평군수가 19일 ‘장사시설 유치사업 통해 장묘문화관광 콘텐츠 발굴’이란 입장문을 통해 “2018년 군민과 약속한 주요 공약사항으로 장사시설 유치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장사시설 및 장묘문화관광 테마파크 유치는 오직 군민 삶의 질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은 또한 “주민소환제 요구 단체는 가평군이 장사시설 MOU를 체결하고 주민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하자 ‘주민 대부분이 반대하는데도 3선 군수의 특권인 양 진행하고 있다’며 반대했다고 하는데 참으로 부적절하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그렇다면, 3선 군수는 군민과의 공약을 저버리고 염치없이 임기를 마무리해도 좋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입장문은 이어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규정과 법과 원칙의 정도를 지킬 것”이라며 “아무리 힘들고 고단한 가시밭길이라 하더라도 본인은 꿋꿋하게 그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장사시설 유치사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김성기 군수가 발표한 ‘장사시설 유치사업 통해 장묘문화관광 콘텐츠 발굴’ 내용 전문이다.
지난 8년 동안 가평군을 이끄는 선출직 공복으로서, 군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서 아무리 불리한 환경과 민감한 상황 하에서도 결코 비굴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러한 지방행정철학을 두고 혹자는 갈등 유발이라고 비판하지만, 대다수 군민들께서는 강력한 지도력이라고 격려하시고 호평(好評)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8년 군민들과 약속한 주요 공약사항으로서, 가장 첨예한 대립점에 서 있는 장사시설 유치사업을 군민들과 함께 추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장사시설 및 장묘문화관광 테마파크 유치의 목적은 오직 군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두었다. 훗날 역사는 2013~2022년까지 본인이 가평군수직을 수행하는 동안 추진해온 가평군정의 옳고 그름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성과를 판단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아직 실행하지도 못하고 있는 장사시설 유치 공약사업에 대하여 역사를 뛰어넘는 주민소환을 감행하고 있는 반대단체는 물론, 대다수 선량한 군민 여러분들께 진실한 뜻을 밝히기 위해 미력한 문장으로나마 정리해 보려 한다.
◇장사시설 유치 추진배경
2020년, 급격하게 몰아닥친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병과 기후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평군이 가지고 있는 기본 역량으로는 급전직하로 추락하는 군민들의 복지수준, 특히 소상공인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 회생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재정적 정체현상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가평군의 유일한 재정수익원인 관광산업의 통계지표를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성과를 거두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8년 기준 가평군 화장률은 89.4%로 10명중 9명이 화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으며, 우리 군에 화장시설이 없어 멀리 춘천, 인제, 속초까지 이동하여 원정화장을 하는 불편을 가져오고 있으며 화장시설 이용 시 10배가 넘는 차등비용을 지불하고 시간적으로는 후순위로 배정되어 5일장까지 장례를 치러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2018년도 선거 당시 공약사업인 장사시설 조성사업을 주변 시군과 함께 협업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열악한 지방재정을 충당하기 위하여 장사시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장묘문화관광 테마파크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군민을 대표하는 장사시설 유치 추진위원회와 실무진이 꾸려지고 절차에 의해 법과 규정에 준하는 실무를 진행하였다.
사업 관련 공직자들은 가평군의 열악한 지방재정과 불균형적인 개발여건 등을 감안하여 주어진 법규와 절차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갈등의 불씨를 조심스럽게 막아내며 살얼음판을 딛는 심정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장묘문화관광지 조성 이유
선거 때 군민들과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기반으로 선출된 군수로서, 우리 당대에 꼭 해결해야 할 장사시설 조성 문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고자 노력해왔다. 지역사회 지도자로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후의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임기 중 당면한 이 문제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 떠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설사, 인기에 영합하여 군수직을 탈 없이 마무리한다고 해도 군민과 약속한 공약사항을 무시하고,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훗날 무슨 면목으로 군민들을 만날 수 있겠는가?
그래서 많은 고민을 했다. 많은 반대와 갈등이 있더라도 좀 깊이 고민해 보자. 혐오와 갈등이라는 단어만을 가지고 접근하지 말자. 기왕에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면, 삶과 죽음의 경계지점에서 사후(死後)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장묘문화 수준을 관광산업에 접목시켜 보자. 죽음조차 고귀한 예술로 승화시키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문화관광적 인식을 갖게 되면 군민들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사시설은 ‘산 자는 죽은 자의 영혼을 추모하고, 죽은 자는 세상의 모든 허물을 벗어버린 채 이별을 고하는 마지막 통과의례’를 행하는 공간이다. 영적으로 매우 고귀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죽은 자를 생리학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현실적인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멈칫하지 않을 수 없다. 망자를 무욕의 하늘나라로 향하여 보낼 것인가, 아니면 끝없는 탐욕의 세계에서 서성거리게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이토록 삶과 죽음의 철학에서 생각해보면, 장사시설을 어떻게 조성해야 하는가 하는 사유(思惟)의 틀이 형성될 것이다. 즉, 건전한 정신으로 장사시설을 생각해 보면 혐오와 반대라는 논쟁이 접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장묘문화관광 테마파크는 죽은 자보다는 산 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문화관광 공간이다. 추모공원, 장사시설 등은 삶과 죽음의 경계지점으로서 산 자와 죽은 자의 영혼이 교감하는 곳이다. 죽은 자는 세상의 짐을 벗어 영혼의 자유를 찾아가고, 산 자는 정들었던 영혼을 떠나보내며 마음을 추스르는 사색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장사시설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철학적 공간이다. 죽은 자는 본래 태어날 때의 모습인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무위자연의 철학을 수행한다.
장묘문화관광 공간은 자연친화적 생태철학을 구현하도록 조성하게 될 것이다. 삶과 죽음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듯 끊임없이 흐르는 물, 이별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는 자연숲, 잡념을 없애주는 바위와 흙 둔덕으로 조화를 이루고, 떠난 자를 기리는 이미지를 만들어 힐링 공간으로 조성하게 될 것이다. 수목림 장지는 단순하게 산골(散骨)하거나 봉안하는 곳이 아니라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종교•철학적 사유(思惟)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장사시설은 문화휴식공간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선진 장묘관광지 바라보면서
21세기에 들어서 장묘문화관광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장묘문화가 발달한 서양 유럽지역은 삶과 죽음의 경계조차 없는 힐링관광 명소가 많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진시황 장묘공간이 대표적이며, 장자가 아내의 죽음을 맞아 춤을 추며 즐겼다는 장례문화도 참고할 만하다. 한 때 팝의 세대를 풍미했던 존 레논의 ‘Imagine∙이매진’이라는 명곡의 배경이 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이곳은 그야말로 죽음의 철학이 깃든 장묘문화관광지의 대표적 사례이다.
영국 런던의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독일이 배출한 철학자 마르크스의 묘지가 있는데,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관광명소이다. ‘내 우물쭈물 하다가 이럴 줄 알았다.’라는 묘비명으로 유명한 아일랜드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 스위스의 그란델발라트 묘지, 프랑스의 추억의 정원, 스웨덴의 회상의 숲,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장묘공원 등 세계적인 장묘문화관광지들은 그 상징적인 이름과 함께 추모 메모리얼 랜드마크를 설치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관람하고 있다.
스위스 그란델발라트 묘지는 사전에 관광자원으로 준비하기 위해 경관이 아름다운 산악을 배경으로 조성했다. 지역 산악개발을 위해 일하다가 순직한 노동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와 박물관 옆에 메모리얼 파크를 만들어 고인들의 영혼을 달래주는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묘지는 ‘철학의 길’이라는 5킬로미터 트레킹코스와 비스마르크 기둥, 경관조망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 칸트, 헤겔, 괴테, 하이데거와 야스퍼스 등 지역이 배출한 당대의 철학자들이 즐겨 거닐던 산책로는 이곳을 찾는 이들의 관광객들의 영혼을 자유롭게 치유하고 있다.
오늘날 첨단 장사시설은 결코 혐오시설이 아니다. 최근 세종시, 부산시, 화성시, 강릉시 등 많은 도시들이 주요 관광지 주변에 장사시설을 유치하고 지방재정을 확보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종시의 은하수공원은 대표적인 장묘문화관광 테마파크이다. 가평군도 자연생태관광을 표방하는 관광도시로서, 장묘문화관광지를 조성하여 주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주요 생태관광거점과 연계하는 융복합 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함으로서, 미래형 문화관광산업 도시를 앞당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된다.
◇군민 갈등 야기, 주민소환제
주민소환제 요구 단체는 가평군이 장사시설 MOU를 체결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한 것에 대하여 ‘주민 대부분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3선 군수의 특권인 양 진행하고 있다.’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참으로 부적절하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대체 주민 대부분이라고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대다수 군민들은 장사시설 조성사업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묻고 싶다. 3선 군수는 선택해주신 군민들과의 공약을 저버리고 염치도 없이 임기를 마무리해도 좋다는 것인가?
주민소환투표 주동자의 의도는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다. 만약, 주민소환제가 실패하더라도 3선 가평군수인 본인에게 정치적 위해를 가함으로서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일정부분 헤게머니를 쥐어보자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는 것도 잘 안다. 여기에 음과 양으로 군중심리에 동참하거나 은연중에 곁불을 쬐는 정치꾼들이 파리떼처럼 날아든다는 사실도 이미 장안에 파다한 실정이다.
장묘문화관광지 조성사업은 가평군 미래를 수 십 년 앞당길 수 있는, 역사성 있는 융복합 콘텐츠이다. 언론보도와 선진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장묘문화관광 테마파크로부터 파생되는 문화관광산업의 업종과 산업장르는 무궁무진하게 발굴할 수 있다. 공무수행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갈등이 발생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점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더군다나 일부 반대단체에 의해 3선 가평군수로서 무슨 특권을 가진 것처럼 군정을 추진하거나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인 것처럼 오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더 유감이다.
돌이켜보면, 지금으로부터 46년 전 총무과(새마을과)의 말단 지방서기보로 공직을 시작하여 오늘날 3선 군수로 봉직하면서까지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신념과 철학 하나가 있다면, “이 사업이 가평군민에게 도움이 되느냐?”라는 업무판단 기준이었다. 이러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오로지 군민들만 바라보며 평생 동안 공직생활을 해 왔다.
마지막으로 본인은 가평군을 이끌어가는 선출직 3선 군수로서, 어떠한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변함없이 본인을 성원해주시는 군민여러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에 힘입어, 끝까지 규정과 법과 원칙의 정도를 지킬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단한 가시밭길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은 꿋꿋하게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2021. 06. 19.
제38~40대 가평군수 김성기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