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사라진 인덕원… 매도 타이밍 '눈치싸움' 들어간 상록수
2021.06.20 18:27
수정 : 2021.06.20 20:48기사원문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지 묻는 매도자들의 문의전화만 있을 뿐입니다. 매수문의는 아예 끊겼고 가격도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GTX-C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가운데 역 신설 여부에 따라 수도권 지역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사실상 GTX 역이 신설되는 인덕원역과 왕십리역 인근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만발한 반면, 신설이 불투명해진 안산 상록수역 인근은 실망감이 역력했다.
20일 찾은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역 인근 아파트는 매수를 하고 싶어도 매물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관양동 A공인 관계자는 "몇달 전부터 인덕원역 인근은 GTX-C 수혜지역으로 꼽히며 매수하려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역 신설이 확정되자 집주인들이 기대감에 가득 차 얼마 없던 매물까지 싹 거둬들여 현재 인덕원마을삼성아파트의 경우 84㎡ 매물은 단 한 건뿐"이라고 전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인덕원역 도보 5분거리의 인덕원마을삼성아파트 84㎡는 지난 14일 12억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12억5000만원이다. 해당 단지는 올 1월만 해도 9억원에 거래됐는데 반년 만에 3억5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인덕원역 인근 신축아파트의 가격상승세는 더욱 거센 상황이다. 이 일대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84㎡)는 최근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나와 있는 매물 중에는 호가가 20억원까지 올랐다. 해당 단지는 올 하반기 입주 2년차가 돼 양도세 비과세 2년을 채운 매물들이 나오며 본격적인 가격상승이 시작됐는데, GTX-C 호재까지 겹치며 품귀매물이 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반면 역 신설이 불투명해진 상록수역 인근 아파트들은 초상집 분위기다.
안산시 본오동 A공인 관계자는 "오늘 걸려온 전화는 매도를 고민하는 전화뿐이었다"면서 "앞으로 실망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빨리 매물을 처분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상록수월드아파트의 경우 GTX-C역 신설 기대감에 재건축 예비안전진단까지 통과하며 전용 44㎡가 올 초 5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불과 한달 사이 실거래가가 2배가량 뛴 것이다. 그러나 GTX-C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다.
본오동 B공인 관계자는 "전용 44㎡의 경우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이 4억3000만~4억5000만원선이지만 발표 당일 전용53㎡가 4억500만원에 거래된 만큼 앞으로 이보다 가격을 낮춰야 거래가 될 것"이라면서 "해당 단지는 재건축도 초기단계라 시간이 걸리는데 GTX-C 호재도 물거품이 됐으니 당분간 가격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