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군사경찰 기지 방어-수사 분리 검토"

      2021.07.05 11:44   수정 : 2021.07.05 11: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박인호 신임 공군참모총장이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 후속 대응으로 군사경찰 수사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5일 밝혔다. 박 총장은 군사경찰의 기지 방어와 수사 기능을 분리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박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군 군사경찰은 기지 방어와 수사 둘 다 하기 때문에 수사 전문성이 조금 떨어진다"며 "공군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수사 기능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공군 군사경찰은 기지 방어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여기에 집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균형감 있게 하는 방법을 찾겠지만 (수사 기능과 기지 방어를) 분리하려는 것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공군 군사경찰을 기지 방어와 수사의 두 축으로 나눠 인력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체계를 단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군이 기지 단위로 운영되다 보니 군사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지휘관 눈치를 본다'는 지적에 박 총장은 "권역별로 분리해서 (수사)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총장은 지휘관의 '의식'이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 제도와 매뉴얼은 있는데 지켜지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의식 개혁이 중요하다. 성인지 교육도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교육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총장은 장·단기 로드맵을 정리하고 있다며, 오는 13일 예정된 공군 지휘관 회의에서 진행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총장은 공군 본분의 영공 방위 관련 대비 태세에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박 총장은 "병역 혁신을 잘 이룬 다음에 공군이 수행해야 하는 기본 임무, 영공 방위와 우주를 지켜 미래를 준비하는 임무를 같이 잘 해나가겠다"며 "공군이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고 의기소침한데 기본 임무 또한 잘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공군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 후속 대응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 박 총장은 피해자 이 중사에게 재차 애도를 표했다. 박 총장은 "엄중한 시기에 취임해서 너무나 무거운 마음과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며 "자기 뜻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난 이 중사에게 명복을 빌고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공군의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하고 사람과 개인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취임식 이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공군 전체가 상하가 아닌 동료로서 인식할 수 있는 의식, 동료의 어려움이 있을 때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만들 것인지 얘기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총장은 임기 중에 꼭 완수할 일로 "이 중사 성추행·사망 사건 만큼은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면서 조직을 재편하고 혁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이 부사관 성추행·사망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후 박 총장은 지난 2일 취임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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