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500㎜' 전남 할퀸 물폭탄…산사태 '人災'까지 덮쳤다
2021.07.06 18:39
수정 : 2021.07.06 18:39기사원문
또 농경지 1만4841㏊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도 잇따랐으며 부산에서는 240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6일 광주지방기상청과 전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이틀간 해남군 현산 524㎜를 최고로 장흥군 관산 457.5㎜, 고흥군 도양 414㎜, 강진군 마량 396㎜, 진도군 377.6㎜, 보성군 327.6㎜ 등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남 물에 잠긴 주택만 130동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해 이날 오전 4시57분께 전남 해남 삼산면 대흥사 인근에서 주택이 침수돼 60대 후반 여성이 물에 휩쓸려 숨졌다.
또 오전 6시4분께 광양 진상면 한 마을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2동과 창고 1동이 매몰되고 창고 2동이 반파됐다. 소방당국은 매몰된 주택 내부에 80대 여성이 갇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이 여성은 오후 2시5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함께 진도 49동, 장흥 24동, 해남 20동, 고흥 19동, 강진 17동 등 주택 130동이 침수돼 이재민 36세대 47명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도 잇따라 농경지 1만4841㏊가 침수됐다. 지역별로 해남군 5356㏊, 진도군 5149㏊, 장흥군 2998㏊, 고흥군 630㏊, 보성군 528㏊ 등이다. 또 축사도 장흥 18동, 해남 12동, 강진 11동, 완도 1동 모두 42동이 침수됐고 닭과 오리 6만 5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철도 등 교통통제 속출
전북은 익산 104.2㎜, 완주 101.5㎜, 전주 92.2㎜, 부안 87.6㎜, 고창 86.4㎜, 무주 81.5㎜, 순창 74.5㎜ 등에 많은 장맛비가 내린 가운데 익산 중앙·매일시장 2곳 상가 35동이 물에 잠긴 것을 비롯해 건물침수 6건, 도로침수 7건, 하수도 역류 4건, 배수불량 조치 10건 등 이틀 동안 모두 62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폭우와 함께 강풍이 불어 고압선이 끊기면서 이날 0시30분께 수영구 삼익비치아파트 240세대와 주변 가로등, 신호등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또 중구 한 8층 규모 원룸에선 건물 외벽타일이 지상으로 떨어져 주차 중인 차량이 크게 파손됐다.
여수, 순천, 고흥, 보성 등지에서 38건의 절개지 낙석, 도로 토사유실, 소하천 하상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순천 서면에서는 수목이 넘어져 차량 1대가 파손됐다. 대구와 충북 등 3곳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다.
항공편과 철도 등 교통통제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4시45분께 경전선 벌교역과 조성역을 잇는 단선구간에 토사가 유입돼 순천~광주 송정역 2편, 순천~익산 2편, 목포~순천 2편 등 6편의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김포·울산·여수 등 3개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11편과 여수∼거문·녹동∼거문 등 전남 21개 항로 33척을 포함 24개 항로 여객선 40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부산에서는 온천천과 수영강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세병교, 연안교, 수연교를 비롯해 영락공원 지하차도, 덕천배수장~화명생태공원 구간 등에서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최근 개장했던 해수욕장도 일제히 문을 닫았다. 당국은 해운대·광안리·송정해수욕장 등 지역 7개 주요 해수욕장의 입욕을 통제하고 주요 시설물을 철거했다.
다도해·무등산·지리산 등 10개 국립공원에서 287개 탐방로의 출입이 막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