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윳돈 줄었지만 주식투자 '역대 최대'

      2021.07.08 12:00   수정 : 2021.07.08 18:47기사원문
'빚투'와 '영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해 1·4분기 국내외 주식투자가 다시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전국 주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도 전년동기 대비 증가로 전환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개인 간 주택거래도 늘어난 영향이 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4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중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결과 발생한 국내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26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4000억원)보다 12조7000억원 확대됐다.

순자금 운용은 가계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조달)을 뺀 금액으로 여유자금이다.
이 금액이 마이너스일 경우 순자금조달로 표현한다.

부문별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운용 규모는 4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조9000억원)보다 21조9000억원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락하면서 경제활동이 확대되자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주택투자도 확대된 영향이다. 실제 올해 1·4분기 가계최종소비지출액은 219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213조4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전국 주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도 7000호로 전년동기 1만1000호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다. 개인순취득은 개인 간 거래는 포함되지 않고 개인이 기업으로부터 분양받은 아파트나 정부기관 주택 구입 등 다른 경제부문 간 거래만 해당된다.

이에 지난해는 개인 간 주택거래가 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매매거래 개인순취득은 감소한 반면 올해는 개인 간 주택거래뿐만 아니라 아파트 분양과 같은 개인과 기업, 정부 간 거래 등도 확대되면서 순취득이 늘었다.

또 금융기관 차입 규모도 전년동기보다 크게 확대되면서 자금조달이 증가했다. 올해 1·4분기 금융기관 차입액은 52조8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15조2000억원)보다 대폭 확대됐다. 장기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이 무려 38조원 증가하고 카드사용액이나 증권사로부터 받은 대출금 등도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카드지출 등 소비가 활성화된 가운데 '영끌'과 '빚투' 등 대출도 지속된 셈이다. 특히 동학개미와 서학개미 등 주식투자는 대폭 확대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분기 중 거주자발행주식 및 출자지분 취득이 36조5000억원, 해외주식 취득도 12조5000억원으로 2009년 관련 통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4분기 각각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분기 만에 다시 역대 최대를 갈아치운 수치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증가해 20.3%로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반면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예금의 증가규모는 28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41조3000억원 증가)보다 줄어들었다.

한편 비금융법인기업의 올 1·4분기 순자금조달 규모는 2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조6000억원)보다 축소됐다.
수출호조 등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올해 1·4분기 상장기업 당기순이익은 26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의 대출이 줄고 일부 상환되면서 단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도 줄고, 자금운용에서는 저금리 상황에서 예금은 줄어든 반면 금전신탁과 투자펀드는 증가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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