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미수' 이동재 전 기자 1심 '무죄'... 法 "면죄부 아냐"

      2021.07.16 15:06   수정 : 2021.07.16 1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사실을 말하라며 취재원을 강요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전 기자가 취재윤리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언론의 자유’를 고려해 형사처벌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홍창우 부장판사)는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백모 기자 또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강요미수 구성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개별적·사후적 평가로 볼 수 없고 처벌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해도 피고인의 인식이나 중간전달자에 의해 왜곡돼 전달된 결과에 따른 것”이라며 “결국 강요미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전 기자는 특종 욕심으로 구치소 수감 중인 피해자를 압박하고 가족의 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으려고 했고, 선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취재원을 회유하려고 했다”며 “이는 취재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도덕적 비난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리한 취재가 원인이었고, 언론의 자유는 우리 사회의 최후의 보루여서 취재 과정을 형벌로 단죄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오늘 이 결론이 피고인의 잘못을 정당화하거나 면죄부가 아닌 것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이 전 기자는 취재진과 만나 “법리적으로 판단해주신 재판부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의 변호인인 주진우 변호사는 “무죄를 선고해주신 재판부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검언유착을 내세워 무리한 수사를 누가 기획하고 만들었는지 밝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의혹 취재 과정에서 수감 중이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56)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요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기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혐의를 제보하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기자에게 징역 1년6월, 백 기자에게 징역10월을 구형했다.

당초 이 사건은 한동훈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언유착’ 사건으로 불렸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공모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채 이 전기자와 백 기자만 기소됐다. 수사팀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재를 요청했지만, 이성윤 지검장이 처분을 유보했다.

한편 이 전 기자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바 있다. 구속 기한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 2월 3일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 전 기자는 지난해 6월 회사에서 해임된 상태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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