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래 토하며..끙끙 앓다 잠들기 반복" 문무대왕함은 코로나 지옥이었다

      2021.07.23 08:25   수정 : 2021.07.23 08: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함 안의 상황은) 지옥이었고 개판이었다."
최악의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에서의 충격적인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23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당시 승조원이었던 A씨는 청해부대가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 “국가가 우릴 버린 것 아니냐”며 “이번 일로 직업군인을 그만두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대한민국에서 군인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도 그만두라고 하신다”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군인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가 퍼진 (문무대왕함 안) 상황은 지옥이었고 개판이었다. 좁은 함 안에서 격리는 무의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씨는 집단감염 당시 상황에 대해 “음식 삼킬 때 목이 아파 너무 힘들었고, 피가래가 나왔다”며 “하루하루 환자가 늘어나는데도 먹은 약은 타이레놀(감기약)뿐이었다. 군의관들도 이런 일이 처음이다 보니 일단 열부터 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약만 처방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청해부대가 코로나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과 관련해 “중간에서라도 백신 보급을 해줬어야 하지 않냐”며 “해외 파병 보내는 부대는 더 우선순위에 뒀어야 했을텐데 왜 오히려 제외됐는지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다른 부대원 B씨도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 “열이 완전히 내리지 않은 환자들도 체온이 40도 가까운 환자들이 하루 10명씩 쏟아지자 의무실을 비워줘야 했다”고 했다.

그는 “확진자, 미확진자 가릴 것 없이 (귀국) 비행기 탑승 전날에도 방역하느라 밤을 새웠다”며 “다음에 오는 강감찬함 승조원들을 위한 방역이라는 명목하에 실시됐지만 아무래도 상부 보고용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전날(22일) 기준 청해부대원 누적 확진자는 1명이 추가돼 271명으로 늘었다.
전체 승조원 301명 중 90%가 감염된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10명의 감사관을 투입, 다음 달 6일까지 청해부대에 대한 작전 지휘 및 부대 관리 책임을 맡은 합동참모본부와 해군 작전사령부, 해군본부, 국군의무사령부, 국방부 관련 부서 등을 대상으로 이번 사태의 경위와 책임 소재 등에 대한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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