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종부세 '억 단위 반올림'… 원안 그대로 11억
2021.08.09 18:15
수정 : 2021.08.09 18:15기사원문
종부세는 집값을 기준으로 상위 2%에 과세하는 만큼 반올림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과세대상이 결정된다. '사사오입 종부세'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국회 다수당인 여당은 억 단위로 반올림하는 원안을 고수하기로 했다.
■종부세 억 단위 반올림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상위 2%에 과세하는 종부세 과세기준을 억 단위로 반올림하는 원안을 고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종부세 과세대상은 집값 11억원이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유동수 정책위 부의장은 현재 공시가격 9억원 이상에 부과하는 1가구 1주택 종부세를 공시가 상위 2%에만 부과하되 2% 기준액은 억 단위에서 반올림하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지난 7월 7일 당론 발의했다.
하지만 야당에선 억 단위로 반올림할 경우 종부세 대상이 아닌 가구까지 세금을 내게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른바 '사사오입 종부세'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예컨대 상위 2% 기준선을 10억4000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억 단위 반올림을 적용하면 10억원부터 종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었다. 상위 2%에 속하지도 않는 가구에 종부세를 과세할 경우 발생할 민심 이반 탓에 '반올림' 철회를 고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기존 억 단위 반올림을 고수키로 한 것은 올해 주택분 종부세 상위 2%에 해당하는 기준선이 10억6800만원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억 단위 반올림을 해도 부당하게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는 가구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값이 10억6800만~11억원 사이에 해당하는 가구는 상위 2%에 속하면서도 종부세 과세대상에선 제외된다. 민주당은 억 단위 반올림을 하는 기존 개정안 원안을 토대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로 과세기준을 정할 경우 실제 액수를 반올림할지 아니면 절사할지를 정해야 하는데 기준선을 내릴 경우 납세자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며 "납세자 입장을 고려해서 기재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도 "5000만원을 기준으로 억 단위로 반올림하는 원안대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원안 그대로 처리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노동계 "5.05%? 5.1%로 정정하라"
노동계에서 요구하는 '반올림'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160원으로 확정하면서 인상률을 5.05%로 밝힌 것에 대해 노동계가 '발끈'한 것이다. 노동계는 노·사·공익 간 사회적 대화로 결정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뒤집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최저임금위 의결 다음 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5.05%'로 표현했다.
관보를 보면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9160원, 월 환산액 191만4400원(근로 209시간 기준, 유급주휴 8시간 포함)으로 인상률을 표기하지 않았다. 단 올해와 내년도 최저임금 사이 인상률을 계산하면 5.045%가 나온다. 한국노동종합총연맹은 논평을 통해 "0.05%p 차이로 최저임금 수준의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한 처사"라고 항의했다. 다만 노동계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인상률 5.1%를 산출한 후 이에 가장 가까운 10원 단위 금액인 9160원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