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대신 동물구충제 복용..백신음모론 때문
2021.08.26 09:09
수정 : 2021.08.26 09:09기사원문
백신 반대론자 미국인들중에서 코로나19 치료제용으로 소나 말에게 쓰는 동물용 구충제를 복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국 식품의약국(FDA)까지 경고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백신 부작용 음모론을 믿고 있는 일부 미국인들은 백신 접종 대신 소·말 구충제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 반대론자를 중심으로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제인 것처럼 쓰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신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을 복용하고 있다.
이버멕틴은 소나 말 등 동물의 기생충을 제거하는데 쓰이는 약물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몇몇 연구에서 이버멕틴이 일부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표본이 제한적이고, 설계가 부실하며, 무엇보다 이버멕틴을 지지하는 연구진에 의해 이뤄져 학계에선 연구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버멕틴의 효과를 주장한 한 연구가 조작이 의심되는 데이터 문제로 철회되는 등 논란도 많아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버멕틴의 효과를 보여줄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실제 치료에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 FDA도 이버멕틴 복용을 중지하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FDA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당신은 소나 말이 아니다. 당장 이버멕틴 복용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버멕틴은 효과와 안전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백신이 부족한 저소득 국가에서 주로 사용돼왔는데, 백신이 충분한 미국에서도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잘못된 정보가 퍼져 일부가 이버멕틴을 복용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한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잠재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가 곧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