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前 장관, 독일서 배달부 생활 "현재 삶에 만족"

      2021.08.26 16:18   수정 : 2021.08.26 16: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달 붕괴된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인물이 현재 독일에서 음식 배달부로 일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각료 시절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 방송은 24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을 인용해 사이드 아마드 샤 사다트 전 아프간 정통부 장관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음식배달업체 ‘리프란도’ 직원으로 일한다고 전했다.



사다트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보통신 및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13개국에서 20개 이상의 회사에서 IT 경력을 쌓았다. 2016년 런던 아리아나 텔레콤의 최고경영자(CEO)까지 지냈던 그는 2018년 아프간 정통부 장관에 임명되었다가 2년 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전 대통령과 불화로 사임했다.
사다트는 지난해 12월 독일로 이주했다.

사다트는 그를 처음 발견한 현지 매체 기자와 인터뷰에서 생활비가 떨어져 배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다트는 "현재의 단순한 삶에 만족한다"면서 "독일은 안전한 곳이고 경찰과 정치는 부패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내가 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고 전혀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이 일은 내가 결코 부패한 정치인이 아니라는 증거라 생각하고 나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사다트는 향후 계획에 대해 "돈을 좀 더 절약해 독일어 어학 코스를 수강하고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독일의 통신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여러 회사에 지원했지만, 아직 회신이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도 방어를 약속했던 가니는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자 잠적했으며 1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타지키스탄 주재 아프간 대사관의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아프간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니가 도피 당시 1억6900만달러(약 1978억원)를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니는 이를 부인했다.
사다트는 이달 아프간 상황에 대해 "아슈라프 가니 정부가 그렇게 빨리 무너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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