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테러 사망자 85명...탈레반 "미군보다 병사 더 잃어"
2021.08.27 15:53
수정 : 2021.08.27 15: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85명이 숨지고 133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카불을 점령한 탈레반은 사망자 가운데 28명이 탈레반 대원들이었다며 미군보다 자신들이 더 큰 희생을 치렀다고 강조했다.
범아랍 매체인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27일 기준 카불 테러 사망자는 85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가운데 최소 13명이 미군이었다.
전날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 남동부 애비 게이트와 배런 호텔 인근에서는 2차례에 걸쳐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사건 직후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IS 호라산’이 배후를 자처했다. IS 호라산은 탈레반과 마찬가지로 이슬람 원리주의 노선을 따르지만 미국과 대화를 택한 탈레반을 배교자로 보고 적대하는 상황이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을 점령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를 풀어줬고 이 가운데 IS 호라산 대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변인 성명을 내고 공항 일대는 미군이 통제하고 있었으며 탈레반 병사 소관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27일 탈레반 관계자는 알자지라 등을 통해 이번 테러 사망자 가운데 최소 28명의 탈레반 대원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미국인들보다 더 많은 병사를 잃었다”면서도 미군이 8월 31일까지 철수해야 하며 기한을 연장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레반 병사들이 왜 사건 현장에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는 탈레반이 공항으로 향하는 관문 경비를 강화하고 병력을 증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카불의 IS를 조사해야 한다”며 “탈레반이 최근 몇 주 동안 수천명의 죄수들을 풀어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