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조원 거래' NFT..혁신기술 vs. 사기거래

      2021.09.01 17:20   수정 : 2021.09.01 17: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Non-Fungible Tokens)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결제서비스 기업 비자(VISA)가 NFT를 구매하면서 본격 사업화 의지를 드러낸데 이어 글로벌 스포츠, 연예계 스타들이 속속 NFT를 발행하겠다고 나서면서 지난 8월 한달간 거래액이 3조원에 달하는 등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것.

그러나 NFT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시장조사 기업 가트너가 NFT에 대해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혁신 기술"이라고 극찬을 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NFT시장에 통정거래(매수·매도자가 짜고 거래하는 것)를 통한 가격펌핑이 만연하고 있다며 "NFT는 거대한 사기"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8월 NFT 거래대금 2.7조원..7월대비 7.5배 증가"

1일 더블록에 따르면 8월 NFT 거래대금은 30억8000만달러(3조5706억원)을 기록했다. 7월 거래대금 3억477만달러(3548억원) 대비 910.6%나 폭증한 수치다.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OoenSea)의 거래대금이 30억달러(3조4779억)로 전체의 97.4%에 해당한다. 오픈씨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NFT를 개인간거래(P2P) 방식으로 매매할 수 있는 세계 최대 NFT 온라인 장터다. 더블록은 "오픈씨가 이제 NFT의 지배적인 시장이라는 결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스포츠 스타와 기업의 시장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소속 톱스타 스테판 커리는 최근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 NFT 중 하나를 55ETH(2억306만원)에 구입하고, 트위터 프로필 사진도 BAYC 관련 이미지로 교체했다.

NBA스타 스테판 커리 '게으른 원숭이' NFT 구입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커리가 사들인 NFT의 직전 거래가격은 1.5ETH(554만원)에 불과했다. BAYC는 다양한 의상과 독특한 표정의 원숭이 모습이 담긴 NFT로 1만개만 발행된다. BAYC 보유자만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의 입장권 역할도 하기 때문에 희소성 측면에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결제기업 비자 역시 최근 NFT를 구매했다. 비자 가상자산 부분 대표 커이 쉐필드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15만달러(1억7479만원) 규모의 크립토펑크 NFT를 구입했다"며 "계속 NFT를 구매할 계획이며 이와 관련된 전문 지식을 쌓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크립토펑크는 소프트웨어 개발사 라바랩스(Larva labs)가 제작, 배포하는 픽셀 아바타 모음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첫 NFT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 역시 1만개만 제작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장 비싸게 팔린 3100번 크립토 펑크는 758만달러(88억3449만원)에 거래됐다.

가트너 "NFT는 향후 10년 이끌 획기적 기술"

NFT가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는 배경에 대한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투자회사 갤럭시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NFT의 인기 상승은 문화적 변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며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NFT 가격 급등에 대해 "새로운 마켓 트렌드가 시작될 때 나타내는 '정상적인 흥분'"이라며 "4개월 전에는 시장이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에 거품이 꼈다고 해서 NFT가 실제 산업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IT 시장조사 전문 기관 가트너 역시 NFT를 향후 2~10년간 사회와 산업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25가지 획기적인 기술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가트너는 "NFT는 불변의 퍼블릭 블록체인을 사용하며 지난달 기준으로 시장가치가 3억달러(3500억1000만원) 이상이었다"며 "완전히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의 일부를 형성하며 잠재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생태계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NFT는 가장 거래가 만든 사기" 부정적 목소리도

반면 NFT를 둘러싼 각종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1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거리의 예술가'로 불리는 뱅크시(Bansky)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킹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자는 뱅크시 공식 홈페이지에 뱅크시의 작품 '기후변화 재앙의 위대한 재분배'를 NFT로 제작해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보고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100이더(3억9140만원)를 판매자에게 전송했고, 곧바로 경매는 종료됐다.

하지만 뱅크시의 작품을 인증하는 공식기관인 '페스트 콘트롤(Pest Control)'은 "아티스트 뱅크시는 NFT 작품을 만들지 않았다"고 NFT 발행 사실을 부인했다. 피해자(트위터 계정 @Pranksy)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첫 NFT를 구매하는 줄 알았다"고 외신을 통해 말했다. 블록체인 보안전문가 톰 로빈슨은 "웹사이트를 호스팅하는 인프라가 해킹됐거나 내부의 소행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커는 사건발생 8시간 만에 97.69이더(3억8235만원)를 되돌려줬다. 이에 따라 화이트해커의 소행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NFT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에 대해 긍정적인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 피터 맥코맥은 크립토펑크 이미지를 트위터에 첨부하며 "방금 530만달러짜리 NFT를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하는 방식으로 훔쳤다"라며 "나는 바위나 펭귄 NFT가 수십만달러에 거래되는 것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예티콜드 월렛 개발자 JW 웨더만 역시 트위터를 통해 "NFT는 가장 거래(wash traded)되고 있다"며 "판매자와 구매자가 비밀리에 같은 사람일 경우 이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랜든이 NFT를 6달러에 사서 카렌에게 6000달러에게 팔고, 그 다음 토드가 6만 달러에 구입했다. 하지만 사실 브랜든과 카렌 토드는 같은 사람이다"라며 "이후에 재수없는 구매자가 이를 2000달러에 산다"고 꼬집었다.


그는 "모든 것이 사기다"라며 "당신은 절대로 디지털 아트에 대한 권리를 살 수 없지만 대부분의 구매자들은 그들이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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