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버스’ 출발, 분파적 내홍 경계하길
2021.08.30 18:07
수정 : 2021.08.30 18:07기사원문
경선구도는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앞서가는 가운데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의 대세론 수성이냐, 다른 후보의 막판 대역전극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윤석열 캠프는 반전의 소지를 주지 않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점을 부각하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면서 치고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홍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지난 26일 한 여론조사의 범보수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윤 전 총장(53.3%)에 이어 2위(20.2%)를 기록한 것이 고무적이다. 유 전 의원은 토론과 검증이 본격화하는 9∼10월 이후 선두로 치고 올라서는 그림을 그린다. 최 전 감사원장이나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역전극을 꿈꾸고 있다.
경선버스는 출발하지만 경선룰 논쟁이 경선 가도를 가로막는 방지턱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참여해 표를 던지는 역선택을 방지하는 조항을 포함할지가 핵심이다. 컷오프 과정에서는 여론조사 100%, 최종 후보 선출 시에는 50%가 반영돼 이 조항의 유무에 따라 경선 결과가 바뀌기 때문이다. 자칫 당내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
후보 간 경선룰 다툼이 경선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윤 전 총장의 역선택 방지 주장에 최 전 감사원장, 원 전 제주지사가 동조하고 있다.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은 중도층 확장을 위해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정권교체의 확장성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다음달 5일 후보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경선룰을 확정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선관위와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 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국민의힘이 초기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경선일정 연기론을 이겨내고 원칙을 지킨 사실을 기억한다. 경선룰 다툼은 득보다 실이 많다.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될 수 있다. 확실한 교통정리를 통해 내부갈등을 조기 봉합해야 중도층과 진보진영 일부 유권자의 역선택에 휘둘리지 않고 대권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