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대신 종이 포장… 환경까지 챙기는 '착한 한가위'
2021.09.01 18:25
수정 : 2021.09.01 18:25기사원문
이번 추석에도 '착한' 선물세트가 대세다.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도 윤리적 소비, 가치 소비를 중요시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가 뿌리내리고 있다. 플라스틱 뚜껑과 트레이가 사라지고, 재생 가능한 종이에 담겨진 추석 선물이 소비자를 기다리면서 '과대포장이 문제'라던 문구는 이제 옛말이 됐다.
■친환경에 가성비까지
CJ제일제당은 추석 선물세트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여 역대 가장 슬림한 모습으로 소비자들을 만난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에서 전년 대비 총 467t의 플라스틱을 덜어냈다. 신용카드(1장당 약 5g) 9300만개 이상을 만들 수 있다.
세부적으로 쇼핑백 소재를 플라스틱의 일종(폴리프로필렌)인 부직포에서 종이로 대부분 바꿔 플라스틱을 136t 절감했다. 선물세트 트레이(구성 제품들을 고정하는 틀)의 절반가량을 햇반 용기 부산물로 대체해 재활용 플라스틱 비중을 높였다.
스팸의 노란 뚜껑도 대폭 줄였다. 이번 스팸 선물세트 가운데 90%는 뚜껑이 없는 것으로, 120g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제거했다. CJ제일제당은 내년 추석부터 120g 제품 뚜껑도 없애 '100% 뚜껑 없는 스팸 선물세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명절 선물이 갖는 의미를 고려해 제품 구성은 실속을 더하고 친환경 요소를 강화했다"면서 "특히 단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데 그치지 않고 진동 실험과 1.2m 낙하 실험 등 첨단 패키징 기술력으로 선물의 가치를 잃지 않도록 했다"고 전했다.
대상도 친환경 요소를 강화한 '2021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플라스틱 저감화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 불필요한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선물세트 트레이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용기 두께를 줄이고, 기존에 부직포로 만들던 쇼핑백 원단을 종이와 목화실로 만든 소재로 일부 교체했다. 종이쇼핑백은 라미네이팅 코팅을 제거하고 손잡이까지 종이 소재로 교체해 100% 종이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추석선물세트 제작 물량 기준으로 38t의 플라스틱을 절감했다. 종이지함 역시 두께를 줄여 총 67t의 종이 사용량을 감축했다.
대상의 추석 선물세트는 △종합 선물세트인 '청정원 선물세트' △캔햄 중심의 '우리팜 선물세트' △고급유 선물세트 △캔햄과 유지류를 함께 담은 '팜고급유 선물세트' △재래김 선물세트 등으로 이뤄졌다. 대표 품목은 '청정원 스페셜 선물세트'를 꼽을 수 있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충족시키는 복합형 선물세트로, 카놀라유와 요리올리고당, 정통사과식초, 참기름, 천일염구운소금, 소갈비양념 등 쓰임새가 다양한 제품들로 구성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인가구·집콕족 선물도 '눈길'
집콕족과 1인가구를 위한 선물도 선보인다. 대상은 명절에 어울리는 보양식 메뉴들로 엄선한 '건강보양한식세트'와 '진수성찬세트'를 비롯해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식으로 구성된 '에어프라이어 간식세트', 소주나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들로 다양하게 꾸린 '홈술 소주안주세트' '홈술 맥주안주세트'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대상이 1인 가구를 겨냥한 '나만의 팬트리세트'는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식료품 저장소를 뜻하는 '팬트리(Pantry)'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세트로, 3단 조립식 팬트리에 국탕찌개류, 카레, 짜장 등 레토르트 식품, 미원라면 등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식사 대용 간편식 15종을 채워 선보인다.
CJ제일제당은 '가정간편식(HMR) 선물세트'를 올해도 내놨다. '비비고 풍성한 한상차림' '비비고 한우사골곰탕 세트' '더비비고 세트' 등 총 6종이다.
프레시지도 비대면으로 명절 연휴를 보내는 소비자들을 위해 실용적인 명절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우대갈비 스테이크 & LA갈비 선물세트와 △백년가게 국·탕 선물세트다.
■고급선물도 인기
고향을 찾아가지 못하는 미안함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대신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급 제품 수요도 늘었다.
동원산업은 추석을 맞아 국내 최초로 선보인 '동원 북대서양 참다랑어 명품 세트'가 사전 예약 개시 하루 만에 완판됐다. 소비자가 100만원에 이르는 최고급 선물세트다. 그만큼 한정판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얘기다.
동원산업은 이 밖에 다양한 참치회 추석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동원산업은 '해양생태계 보호인증(MSC) 참치회 선물세트'도 이번 추석에 판매한다. 앞서 동원산업은 국내 수산기업으로서는 최초로 MSC 어획 인증을 받았다.
코로나19 이후 홍삼도 각광받는 명절선물로 떠올랐다.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맞은 지난해 추석기간 20만원 이상 정관장 프리미엄 제품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관장 홍삼정마스터클래스'는 전년 대비 21% 늘었고, '홍삼정리미티드'와 '홍삼톤리미티드'는 각각 20%, 61% 증가했다.
■프랜차이즈에서도 '착한 선물'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풍기 인삼 농가를 돕는 지역상생 추석선물을 내놨다. SPC그룹은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의 농산물을 수매하고, 이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는 'ESG 행복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주시, 풍기인삼농협과 상생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파운드 형태의 촉촉한 케이크에 6년근 풍기 인삼으로 만든 홍삼 절편과 건강한 꿀, 무화과, 피칸, 잣 등을 더한 '꿀삼케익' △바삭하고 달콤한 호두 파이 위에 달콤쌉싸름한 홍삼 절편과 호박씨를 더한 '꿀삼호두파이' △부드럽고 달콤한 통팥 만주에 홍삼 절편을 정성스럽게 올려 완성한 '통팥만주' 등 3종을 선보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