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강경남, 50개월만에 통산 11승 달성
2021.09.05 17:00
수정 : 2021.09.05 17:54기사원문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서 2.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파에 그친 옥태훈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치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첫승이자 2017년 7월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 이후 4년2개월만에 맛보는 통산 11승째다.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
통산 11승은 투어 다승 순위에서 최윤수와 함께 공동 7위다. 하지만 현역선수 가운데는 최다승이다. 투어 통산 최다승 1위는 45승의 최상호, 2위는 20승의 박남신, '탱크' 최경주는 16승으로 4위다. 은퇴한 김대섭이 10승, 배상문과 박상현이 나란히 9승를 거두고 있다.
강경남은 통산 11승 가운데 2006년 중흥S클래스 골드레이크오픈, 2013년 해피니스 광주은행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승을 고향인 나주에서 거뒀다.
16번홀까지 1타차 리드를 지키던 강경남은 승부처인 17번홀(파5)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한 김주형(19·CJ대한통운), 옥태훈과 함께 2온에 성공했지만 이글 퍼트가 5m가량 짧았다. 반면 1타차로 추격하던 옥태훈은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나면서 탭인 버디로 홀아웃해 공동 선두가 됐다. 하지만 강경남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 선두를 지켰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생애 첫승에 도전한 옥태훈이 18번홀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대로 홀속으로 빨려들어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올 시즌 코리안투어 11번째 대회만에 나온 첫 연장 승부였다. 하지만 옥태훈의 저항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옥태훈의 5m가량의 버디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 파에 그친 반면 강경남의 버디 퍼트는 홀 속으로 사라지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를 마친 뒤 강경남은 "꿈만 같다. 11승을 하기까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 2013년 같은 코스에서 우승 뒤 고향 근처에서 또 우승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연장 상황에 대해 "라이가 좋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올게 왔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연장전에서는 그동안 해왔던대로 했다. 10번의 우승 동안 엄청난 압박을 겪었다. 그동안 내가 했던대로 하자고 마음먹고 퍼트했고 결과가 좋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가을에 성적이 좋았다. 지난해에도 하반기 때 좋았다. 시즌 2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번홀(파5)에서 샷 이글을 한 조민규(33)가 단독 3위(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 이번 시즌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1위를 달리는 김주형이 현역 최다 통산 상금액 보유자인 박상현(38·동아제약)과 함께 공동 4위(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