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영업자만 때려잡나"..위기의 자영업자들 대규모 차량시위

      2021.09.09 02:48   수정 : 2021.09.09 02: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제 더 이상 살 수가 없다". "빚을 질 곳도 없어 사채까지 쓰고 있다". "생존의 문제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전국에서 일제히 대규모 차량 시위에 나섰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한달 간 연장키로 결정하자 방역지침에 따른 집합금지와 영업제한 규제를 받아온 자영업종 종사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이들은 정부 방역지침으로 "생존 위협에 내몰렸다"며 개인 방역이 중심이 되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9일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시작한 차량 시위를 통해 "정부는 자영업자만 때려잡고 죽이는 방역정책으로 자영업자의 분노를 어찌 감당하려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위는 서울과 영남, 호남, 충청, 강원 등 전국 9개 주요 거점에서 진행됐다.
자대위는 수도권에서만 2000여대의 차량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자대위는 수도권의 경우 서울 서울 양화대교 북단에서 1차 집결한 후 양화대교 북단~강변북로~한남대교~올림픽대로를 지나 여의도 현대백화점 인근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차량에 '코로나가 자영업자 탓이냐?' '이제는 거리두기 보이콧' 등의 문구를 붙였고 몇몇 차량은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은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차량에서 내리거나 별다른 구호 등을 외치지는 않았다. 대신 비상등을 켜고 20~40km 수준으로 서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위에 참석한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장은 "(시민들의) 많은 차량들이 멈춰서 화이팅을 해줬다. 울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이 검문소를 설치해 차량을 한 대씩 통제하자 이에 반발하는 일부 운전자들과 경찰 간 언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자대위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 방역지침 전환을 요구했다.

우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비율이 20%에 불과함에도 지난 1년 6개월 간 집합금지, 집합제한 등 자영업자만 때려잡는 방역정책을 일관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또 "손실보상이라고는 GDP대비 OECD평균 16.3%에 훨씬 못 미치는 4.5%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고 자영업자만 규제한 것"이라며 "그 결과 우리 자영업자는 지난 1년 6개월간 66조가 넘는 빚을 떠안았고 45만3000개 매장을 폐업하고야 말았다"고 호소했다.

자대위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독감과 비슷한 0.1%로 낮아졌다"며 "방만한 태도로 방역체제변환을 준비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과 백신 공급 차질에 따라 발생하는 피해를 여전히 자영업종만이 떠안도록 강요되는 현실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위드코로나 정책수립 전까지 현재 자영업종에게만 규제 일변도인 모든 행정규제를 당장 철폐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시설중심이 아닌 개인방역 중심의 위드코로나 정책 수립에 자영업종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수도권 이외 지역 자영업자들도 같은 시간 차량 시위를 진행하며 힘을 보탰다. 광주광역시의 자영업자들은 광주 서구 치평동 가정법원부터 홀리데이인 호텔 앞까지 차량 시위를 진행했다.


부산 지역 자영업자들은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남문 앞에서 집결한 뒤 송상현광장~서면교차로를 지나 양정역 부근에서 시위를 마무리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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