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견제' 모임 '쿼드' 향배는 "오커스와 보완관계"...정상회담 정례화
2021.09.26 08:00
수정 : 2021.09.26 08:00기사원문
4개국 정상은 24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대면 방식의 첫 쿼드 정상회의에서 대중 안보 위협 대처에 초점을 두고, △인도 태평양 질서 유지 협력 △위성 데이터 정보 공유와 우주 공간의 지속적 이용을 위한 규범 협의 △인프라 개발 협력 △5세대(5G)이동통신 전개 △사이버 대책 연계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기존 해상 안보 협력을 기반으로 우주 및 위성 정보, 사이버, 에너지, 5G기술 기후변화,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 백신 공여, 북한 핵 미사일 도발 등 안보와 경제를 넘나드는 폭넓은 수준의 논의가 이뤄졌다.
'쿼드' 틀로 이날 처음 한 자리에 모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 4개국 정상은 소통을 강화하자며, 매년 쿼드 외교장관 회담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쿼드는 현재까지는 중국의 위협을 겨냥한 '느슨한 형태'의 안보 협의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영국, 호주와 함께 유사한 성격의 새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결성하면서 쿼드의 비중과 역할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미국은 전통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영어권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아이즈', 주요7개국(G7), 쿼드, 오커스까지 다양한 조합으로 중국을 포위, 압박하고 있다.
이번 쿼드 정상회의 후 호주 모리슨 총리는 "쿼드의 비중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커스와 쿼드, 2개의 틀은 서로 보강하게 될 것"이라며 쿼드의 경우, 아세안,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연계까지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쿼드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재임 당시 주창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구상'을 미국이 적극 수용하면서, 본격화됐다. 의제를 선점해 미국 외교를 움직였다는 점에서 아베 정권의 외교 성과이자,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본 외교의 발언권을 높이는 수단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안보 협의체로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2019년 9월 첫 쿼드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됐으며, 올해 3월 첫 온라인 정상회의, 이어 이번에 첫 대면 정상회의가 열린 정도다. 특히, 참가국인 인도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 등을 고려해, 노골적 반중 기조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미국, 일본, 호주가 '수위'를 조절해 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의 최근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4개국 정상은 북한의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강력 비난하고, 북한에 도발 자제와 실질적 대화를 요구하기로 했다. 중국과 대만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가입 신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 받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