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치닫는 대장동 게이트..도넘는 진흙탕 싸움

      2021.09.29 16:50   수정 : 2021.09.29 16: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이 대선 정국 최대 뇌관으로 부상한 가운데 여야간 설전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9일 대장동 게이트 몸통이 자신이라고 규정한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봉고파직(부정을 저지른 관리를 파면·창고에 봉해 잠그는 것)하라", "도둑을 일망타진해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추악한 가면을 찢어 놓겠다"고 하는 등 야당 지도부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대선정국의 한 가운데서 뇌관으로 급부상한 대장동 게이트 정국이 실체 규명보다는 막말 경연장으로 전락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체규명보단 막말 대결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제도의 문제와 개선안에 대한 긴급토론회' 축사에서 "모두가 아는 것처럼 부동산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 집단은 명백하게 국민의힘"이라고 규정했다.


이 지사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미 50억원을 받기로 한 사람이 여러 명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숨기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를 다 숨기고 국민들한테 모른 척 해서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선 '위리안치'(귀양을 보내 가시가 많은 나무 안에 그 사람을 가두는 것)하겠다고 몰아붙였다.

이 지사는 나아가 대장동 개발 이익 분배 과정에서 야권 내 '절도 잔치'가 벌어졌다며 이를 "도둑"에 비유했다. 대장동 비리 게이트의 주범이 바로 국민의힘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당장 이준석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난사를 시작했군요. 대장동 설계자를 자처하더니 마음이 급해지셨나 봅니다"라며 "추악한 가면을 찢어 놓겠다"고 맞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막말 대잔치에 섬뜩함을 느낀다. 폭군이 되겠다고 선전포고 하는 느낌"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거론, "그러지 않아도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어 국민 걱정을 사고 있는데 평상시 언행이 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듯하다"고 직격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총장는 이 지사에게 특검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재명 지사의 특검 거부는 범죄 연루 자인이자 자가 당착"이라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특검 수용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재명, 연일 개발이익 환수 역공
이 지사와 여당은 연일 개발이익 환수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 지사는 부동산 개발로 인한 불로소득을 막기 위해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토지 인·허가 과정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에 대해 공공이 100% 환수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는 "나라를 바르게 만들기 위해선 부동산 투기와 토건비리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며 "이런 의심과 혼란, 공작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통해 모든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개발이익 환수제 추진에 동의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100% 환수는 다소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선후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00% 환수하면 누가 토지개발을 하겠나"라고 따졌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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