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에서 편하게, 블록체인으로 투명하게… 기부가 바뀐다
2021.09.29 18:19
수정 : 2021.12.07 18:15기사원문
■'기브어클락' 앱스토어 등록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블록체인 확산사업으로 '기브어클락' 서비스를 준비중인 기브어클락 컨소시엄은 서비스 개발을 완료하고 구글과 애플의 앱스토어 등록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르면 10월 초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기브어클락은 투명성 이슈로 위축된 기부문화와 대형 비영리단체 위주로 이뤄지는 국내 기부의 불균형을 개선해 일반인들이 수시로 기부할 수 있고, 편리하고 투명한 기부를 생활화하겠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기존 기부 서비스의 저조한 참여와 캠페인 콘텐츠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거점 기반의 다양한 기부 수단을 지원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강점을 살려 투명한 기부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기브어클락은 지역 내 중소형 비영리단체들이 회원가입과 간단한 신원인증만 거치면 편리하게 기부 캠페인을 열 수 있도록 한다. 언론사에 막대한 광고비를 낼 수 없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의 소식을 알리고 기부를 요청할 수 없던 비영리단체들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기브어클락에 접속한 개인은 스마트폰 위치확인서비스(GPS)를 통해 주변에 있는 비영리단체들이 올린 캠페인을 보고 스스로 기부처를 선택하면 된다. 최소기부액이 없어 누구나 원하는 금액을 스마트폰을 통해 신용카드, 계좌이체, 간편결제 등으로 기부하면 된다.
■블록체인이 만드는 생활형 기부
기브어클락 앱 사용자들이 기부금 사용에 대한 불신없이 마음 놓고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추후에 개개인이 마음대로 위조하거나 변조할 수 없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동일한 정보가 똑같이 공유된다는 점에서 투명한 기부 서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블록체인이 활용된 것이다.
기브어클락에서 기부가 시작되면 관련 정보는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누구도 변경할 수 없다. 캠페인을 통해 기부금을 모집한 비영리단체들이 기부금 지급을 신청하는 과정도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투명하게 공개된다.
기브어클락에 쓰이는 블록체인은 국내 블록체인 기술기업 코인플러그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메타디움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코인플러그는 메타디움을 기반으로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 NFT) 마켓과 투표 리워드, 개인 신원인증 서비스 등 다양한 블록체인 혁신 서비스들을 국내에서 발 빠르게 선보이며 메타디움 블록체인의 활용성을 입증했다. 특히 한국남부발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부산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과도 블록체인 서비스 공동구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
코인플러그는 이번 기브어클락 개발 참여를 통해 대형 비영리단체 중심으로 고착화된 기부 시장 구조를 바꿔나가겠다는 목표다. 메타디움 블록체인에 기부 캠페인 등록부터 기부금 모금, 정산, 집행까지 기부의 전 과정을 일일이 기록함으로써 기부 참여자에게 신뢰감을 주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남을 돕는 일에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다.
■기부금은 제휴 쇼핑몰에서 결제
기브어클락은 각 비영리단체들이 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자금을 제휴를 맺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바로 사용하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비영리단체들이 모금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포인트 형태로 쇼핑몰에 전송해, 물품을 구매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수혜자들에게 곧바로 배송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들이 모금한 기부금으로 물품을 개별적으로 구매한 뒤 직접 전달하는 기존의 번거로운 방식이 아닌, 기부금 모집부터 후속처리까지 기브어클락에서 한번에 이뤄지는 빠르고 정확한 기부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기부금 자동 처리는 현재 2주 이상 소요되는 복지사의 후원금 집행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도록 해 기부 방식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기부의 혜택이 수혜자에게 전달됐다는 사실도 기브어클락을 통해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근거 서류를 만드는 데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 건설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기부 참여자 역시 기브어클락 앱에서 내 기부금이 지금 어디까지 갔는지,
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다. 모금에서 수혜자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블록체인에 저장되고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마치 온라인 쇼핑을 마친 후 주문한 상품이 오길 기다리며 배송을 조회하듯 기부금 처리 현황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srk@fnnews.com 김소라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