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 불안·물가 상승 우려에 일단 '숨고르기'

      2021.10.12 18:38   수정 : 2021.10.12 18:38기사원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75%로 동결한 이유는 국내외 금융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급격한 긴축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다만 한은은 다음달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금융불균형과 물가 상승등이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1년여간 지속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는 시점도 '위드코로나' 시점과 맞물려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금리동결 배경은 점진적 정상화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급격한 긴축보다는 점진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이행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물론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결정이라는 평가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 시에 추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은 속도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은이 8월에 이어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국내외 상황이 불안정한 게 작용했다.


먼저 국내의 경우 코스피가 3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3년물 금리가 1.7% 내외로 치솟고 있다.

해외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헝다 사태와 미국의 테이퍼링 추진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제 성장 지표도 밝지만은 않다.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7% 감소했고, 소매판매는 두 달 연속 줄었다.

■11월 인상 유력…금융불균형과 물가상승 감안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다음달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다음달에는 대내외 상황을 짚어보고 추가 인상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여러 가지 상황이 현재 금통위가 보고 있는 것과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추가 인상을 고려하는 게 좋겠다는 게 금통위원 다수의 견해"라고 말했다.

사실상 내달 금리인상이 가시화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 다수도 내달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 금리를 결정하는 마지막 금통위는 11월인 만큼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후 내년에도 한차례 더 금리인상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주열 총재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 이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은이 가능한 빠른 시일내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지난 8월에 한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이달에 연이어 올리기에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물가상승세가 거세고 광범위하게 나타나 유동성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통화정책 복귀 가속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사한 상황에서 한국 역시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을 앞당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금리결정에 대한 한은의 표현도 다소 달라졌다. 지난 금통위까지 통화정책 조정에 대해 '점진적으로'라고 표현하는 대신 '적절히'라고 언급했다.
이는 금리 결정에 대해 시기나 폭을 제한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는 의미. 금리인상 결정에 대해 주요 경제 여건 변화를 보다 강조한 것으로 횟수나 폭을 제한하지 않고 시장상황에 따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한은은 최근 높아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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