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대로 바다밭 일군 제주해녀 ‘불턱’ 무상 사용 추진

[제주=좌승훈 기자] 누대로 제주 '바다밭'을 일궈온 공유수면 내 제주해녀 '불턱(탈의실)'에 대한 사용료가 감면될 전망이다.

공유수면은 국유지인 바다·바닷가, 하천·호소(내륙의 호수와 늪), 구거(인공적인 수로·부지, 소규모 수로·부지), 그 밖에 공공용으로 사용되는 수면 또는 수류를 말한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문화의 가치와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해 공유수면 내 건립된 해녀탈의장(옛 불턱) 대부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해녀탈의장 대부료를 국비 70%·지방비 30%로 지원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불턱은 해녀탈의장의 옛 이름이다.

돌담을 쌓아 바람을 막고 노출을 피하기 위하여 만든 곳이다. 해녀가 물질을 하다가 나와서 불을 피우며 쉬거나 옷을 갈아입는다.

앞서 송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은 지난 5월 공유수면내 해녀탈의장을 해녀들이 무상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익 목적의 비영리사업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유수면에 인접한 국유재산을 어촌계에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제주해녀를 포함해 어업인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송 의원은 밝혔다.

행정안전부도 지자체가 해녀탈의장 부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특별교부세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식으로 바뀐 해녀 전용 잠수탈의장은 1990년대까지 무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2000~2002년 공유수면에 있는 건축물에 대해 국유재산으로 한꺼번에 등록하고, 2008년부터 대부료 또는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다.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해녀탈의장을 포함해 어촌계 시설물 중 사용료(대부료) 부과 대상은 총 97건(2억8000만원)이다. 이중 대부계약 맺은 것은 60건(8600만원)이며, 무단 점유 중인 시설은 33건이다. 변상금은 1억94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농업인에게는 농외소득 활동을 돕기 위해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의 무상 대부를 허용하고 있고 있어, 어업인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제주해녀는 일제 강점기의 제주 항일운운동의 상징이자,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홍식 도 해양수산국장은 "해녀탈의장 무상 사용에 대해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정부부처에서도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해녀문화가 국가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는 만큼, 법령 개정 또는 국비 지원을 통해 내년부터 해녀들이 무상으로 해녀탈의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mail]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