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영화 '펄프픽션' 미공개 장면 NFT로 올려
2021.11.03 03:41
수정 : 2021.11.03 03:41기사원문
미국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영화 '펄프픽션'의 미공개 장면 7개를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CNBC에 따르면 타란티노 감독은 2일(이하 현지시간) 펄프픽션 영화에서 삭제된 7개 장면을 NFT로 경매에 올렸다. 또 손으로 쓴 오리지널 대본과 감독 자신의 음성 해설(코멘터리)도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 NFT 소유주만 볼 수 있어
음성 해설은 이날 오후 암호화폐 투자자이자 갤럭시디지털 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등이 패널로 참석하는 뉴욕의 NFT NYC 행사에서 NFT로 만들어진다.
NFT 온라인 장터인 오픈시(OpenSea)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들 미공개 장면과 수기 대본 등이 NFT로 올라온다는 것은 앞으로 NFT 소유자만 이 장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 소유주 정보까지 보호하는 시크릿네트워크 활용
타란티노의 NFT는 개인정보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블록체인 생태계인 시크릿네트워크(Secret Network)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시크릿네트워크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NFT 거래와 소유 정보가 암호화돼 있다.
NFT는 암호화폐 이더리움(또는 이더)으로 유명한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게 일반적이다. 이 경우 NFT 거래 정보와 소유자 정보 역시 소유주가 따로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정보 공개는 양면의 칼처럼 득실이 있다.
블록체인이 투명해 거래 입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어떤 거래든 추적이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온라인 가명, 아바타가 암호화 플랫폼에서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추적은 피할 수 없다.
타란티노가 이번에 내놓는 비밀 NFT는 단순히 펄프픽션 영화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장면들 뿐만 아니라 최종 소유자의 신원까지 보호하는 셈이다.
■ 할리웃, NFT 관심 부쩍 높아져
할리웃 감독들과 영화사들은 최근 NFT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유명 영화제작자이자 감독인 데이비드 린치도 지난달 뉴욕의 록밴드인 '인터폴'이 자신의 초현실적인 영화를 배경으로 공연한 영상을 NFT화 하기로 인터폴과 합의했다.
또 영화제작사 MGM은 최근 '007 제임스 본드: 노 타임 투 다이'를 토대로 NFT를 출범하기로 NFT 거래소 비비(VeVe)와 합의했다.
■ 타란티노, 펄프픽션으로 칸·아카데미 모두 석권
한편 영화 펄프픽션은 '저수지의 개들' 뒤 나온 타란티노의 2번째 작품으로 헐리웃 영화 촬영과 관련한 뒷 얘기들과 마약거래 현장의 얘기를 섞어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영화다.
밥 와인스틴과 성폭행으로 수감중인 하비 와인스틴 형제가 세운 영화사 미라맥스에서 제작했다. 당시에는 틈새시장의 조그만 영화사였던 미라맥스는 펄프픽션으로 영향력이 급격히 커졌고, 돈 방석에도 앉았다.
펄프픽션은 1994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이듬해인 1995년에는 타란티노, 그리고 그와 공동집필한 캐나다 영화제작자 로제 에이버리에게 오스카상 각본상을 안겨줬다.
주인공인 새뮤얼 잭슨은 이 영화로 슈퍼스타가 됐고, 그와 함께 공동 주연을 맡은 존 트래볼타도 다시 메이저 무대에 복귀했다.
펄프픽션은 값싼 펄프로 만든 잡지를 뜻하는 속어로 저질·통속 소설을 일컫는 말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