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친님, 급전 좀 빌려주세요"…외교관 사칭 16억 빼돌린 아프리카계 일당 검거
2021.11.09 12:00
수정 : 2021.11.09 12: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소셜미디어(SNS)에서 외교관, 해외파병 군인 등을 사칭하며 수십억을 빼돌린 외국인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사기 혐의 등으로 라이베리아 출신 A씨 등 14명 검거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SNS로 해외파병 군인, 외교관, 의사로 사칭해 "통관비가 필요하다"는 거짓말 등으로 총 24명에게 16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SNS에서 외교관, 해외파병 군인, 의사 등을 사칭하며 한국으로 재산을 보내는데 통관비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돈을 가로챘다. 이들은 대부분 아프리카계 외국인들로 국내에서 인출총책, 대포통장 관리책 등 역할을 분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을 인출해 해외로 재송금 하거나 명품을 구입하는 데 소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수사에 대비해 금액 인출 당시 모자와 마스크를 쓰거나 옷을 자주 갈아입고 외국인 명의 대포통장을 활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올해 3월 국정원과 공조를 통해 첩보를 입수한 후 검거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송금한 피해금 9655만원을 직접 회수했으며 추가의 피해자를 확인해 범죄 사실을 안내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일부 피해자는 먼저 송금한 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추가로 입금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검거된 일당들의 추가 여죄를 계속 확인하고 이들을 통해 해외에 있는 조직총책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 앞으로 인터폴 적색수배와 함께, 현지 법집행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총책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스캠의 경우 SNS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친분을 쌓은 뒤 이 같은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금전을 요구한다"며 "범죄를 예방을 위해서는 SNS상에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너무 자세히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범죄조직의 국내 유입 및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세력화·조직화 된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