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잊었나”···피해자 ‘발 동동’, 금감원은 ‘미적’

      2021.11.22 17:03   수정 : 2021.11.22 20: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일퍼스트자산운용 및 그 소속 임원과 펀드매니저로 인해 금전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여전히 구제받지 못하고 있다. 그린디앤씨와 맺은 금전대차계약 대금을 반환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원금 대신 2종 수익권을 받은 태양광펀드마저 이익은 고사하고 원금을 언제 되돌려 받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본지 11월 19일 보도 참고). 피해자들은 금융당국에 관련 조사를 촉구했지만 1년3개월이 지나도록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자 "1년3개월 동안 답변 못 들어"
2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개인 투자자 4명은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에 한일퍼스트운용과 당시 IB(투자은행)부문 이사이자 태양광 펀드 매니저로 있었던 강모씨를 가해자로 지목해 민원을 제기했다.

해당 민원은 자산운용검사국에 배정됐다.

그러나 당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라임·옵티머스펀드 사태 후속 조치로 금감원 내에 전문사모운용사전담검사단이 꾸려졌고, 사모운용사로 분류된 한일퍼스트운용 사건도 이곳으로 이관됐다.


전문사모운용사전담검사단으로 이관됐지만 한일퍼스트자산운용과 관련된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문사모운용사전담검사단은 총 233개 전문사모운용사를 조사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39곳에 대해서만 검사를 실시한 상태다. 지난 9월 1차 조사 발표 당시 37곳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셈이다. 한일퍼스트운용은 여기 포함돼 있지 않다.

투자자들은 "금감원은 한일퍼스트운용 측의 약식 소명만 받았을 뿐"이라며 "아직까지 금감원 측으로부터 답변을 못 받았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제기한 민원 내용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019년 6월 21일 투자자 4명을 대상으로 그린디앤씨와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체결토록 주선했다. 그린디앤씨는 태양광업체인 청정발전소의 관계사로, 강씨가 운용한 태양광펀드의 투자처가 청정발전소다. 총 8억원이 그린디앤씨로 입금됐고 투자자들은 추가로 각각 500만원의 금융자문 수수료도 지불했다. 연 12% 이자와 함께 채무를 상환 받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린디앤씨가 부도를 맞으면서 투자자금은 증발됐고 시간이 지난 후 그린디앤씨가 앞서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을 정도로 경영 상태가 위태로웠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 "2023년까진 마무리 지을 것"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인원이 많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단 인력은 30명 정도로 동시다발적 검사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탁고 규모가 큰 운용사들부터 검사를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다만 한일퍼스트운용과 같이 민원이 제기된 회사의 검사 순위를 앞당길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23년말까지 233개사 전수 조사를 마칠 계획이며 검사를 나가게 되면 앞서 들어온 민원이나 제보 내용까지 한꺼번에 들여다 볼 방침"이라며 "다만 비밀유지의무에 따라 검사 실시 여부나 경과를 민원인에게 직접 알려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상 전문사모운용사 중 16%가량에 대한 조사만 마친 현재까지의 현장 검사 속도를 감안할 때 전수 조사를 끝마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금감원 측은 '위드 코로나' 이후 현장 검사를 재개했고 현재 2개사, 이달 말 추가로 3개사를 검사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한일퍼스트운용 뿐 아니라 금전 피해를 일으킨 개인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사를 나갔다고 해도 자본시장법뿐 아니라 배임, 사기 관련 위법사항이 있는 지까지 살펴볼 수 있다"며 "이직한 경우 취업 제한 등 제재를 가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자신이 만들고 운용한 태양광 펀드에 문제가 생기자 지난 2019년 말부터 회사에 나오지 않았고, 한일퍼스트운용 측은 지난해 1월말 강씨를 파면 처리했다.
강씨를 투자자들에게 소개해준 IB본부 소속 이사 조모씨는 지난 2019년 4월 한일퍼스트운용에 입사한 뒤 5개월 만인 9월말 퇴사했고, 현재는 또 다른 운용사로 옮긴 상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김경아 서혜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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