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려금 믿고 사람 뽑았는데 조기마감" 뒤통수 맞은 사업주 분통

      2021.11.22 17:44   수정 : 2021.11.22 17:44기사원문
실업자를 채용하는 기업에게 제공되는 특별고용촉진장려금(고용장려금)이 조기마감 되면서 직원을 채용하고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업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재원의 한계로 조기마감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 고용장려금 믿고 채용했는데…

22일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12월까지로 예정됐던 고용장려금 신청 기한을 10월 31일자로 조기 마감했다.



고용장려금은 올해 3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실업자를 채용한 뒤 2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한 사업주에게 고용 한 명당 최대 6개월 간 월 100만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의 어려워진 고용 상황을 개선하고자 지난 4월부터 시행됐다.


문제는 고용노동부가 당초 잡은 목표 인원을 예상보다 빨리 달성하면서 발생했다. 고용장려금을 믿고 직원을 신규 채용한 기업이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서울 도봉구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지난 9월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구인난 속에서 겨우 고용했기 때문에 신규 직원에게 기존 임금에 20만원씩 추가해 지급하겠다는 계약도 맺었다. 추가로 나가는 인건비는 고용장려금으로 부담을 덜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씨는 고용장려금을 신청조차 할 수 없단 소식을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용노동부는 지원 목표 인원이었던 4만명을 예상보다 빨리 달성해 고용장려금 접수를 10월 31일자로 조기 마감했다. 이로 인해 9월에 직원을 채용한 최씨와 같은 기업의 경우 2개월 고용 유지 기간이 끝나는 11월 이후에야 고용장려금 신청이 가능해 접수조차 불가능해진 것이다.

정부는 2차 추경 편성을 통해 지난 1일부터 고용장려금 추가 모집을 접수 받았다. 이마저도 10월 1일~12월 31일 신규 고용한 회사만 접수가 가능해 9월 채용 기업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최씨는 "10월 말일로 조기 마감된다는 공지를 10월 15일에 냈다. 9월에 채용을 진행한 기업은 어쩌라는 말이냐"라며 "(신규 직원에게) 20만원 더 주겠다고 했는데 지원을 못 받게 돼서 회사 상황만 나빠지게 생겼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주변 대표님들은 고용센터 상담사에게 전화해 울며 호소한다더라"며 "상담사들도 어찌 할 방도가 없으니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했다.

■고용부 "재원 부족으로 불가피"

고용노동부 측은 예산 한계로 추가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8월 말까지만 해도 신청자가 2만명 남짓이었기 때문에 일각에선 '예산 낭비'를 지적할 정도였다"며 "10월에 들어서면서 하루 평균 1500명 가까이 접수자가 폭증하면서 결국 조기 마감 공고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31일까지 기존 목표 인원(4만명)을 한참 넘는 6만명이 신청했다"며 "9월 고용 기업 지원을 위해선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해 사실상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추가 모집에 9월 고용 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7월 2차 추경 당시 9월 채용 기업은 1차 모집 지원 대상이었기 때문에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기 마감 공고 이후 사업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도와드리고 싶지만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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