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없어야"… 使 "영세사업주 범법자 내몰 것"

      2021.12.05 18:19   수정 : 2021.12.05 18:19기사원문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적용'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을 주장해온 노동계가 대선을 앞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경영계와 소상공인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노동계와 경영계, 소상공인계 모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된 만큼 관련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 "노동자 보호 강화해야"

5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현행법 상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각종 수당과 노동조건 등에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각종 연장 및 휴일, 야간 가산수당 적용이 제외되고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에서도 배제되고 있다. 노동계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전체의 20%, 약 350만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동계는 우선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을 통해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자 간 형평성도 강화하자는 주장이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은 "사업장 노동자 수를 가지고 차별을 하다보니 사업장 법인 쪼개기 같은 꼼수도 발생하고 있다"며 "경제가 성장한 만큼 노동자 간 형평성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는 전국민 고용보험 적용 등 제도적 보완을 하면서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지 않는 현실은 상당히 심각한 차별"이라며 "영세 사업자는 정부 지원을 늘려 법의 전면적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 "영세 사업장 범법자 내몰려"

반면 경영계는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경제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현실에서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도 5인 미만 사업장에선 해고와 수당 부분 이외의 근로기준법 규정은 대부분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 잠깐 휴업을 하는 영세 사업자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라고 하면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오히려 전면적인 법 적용이 일자리 창출과 고용 유지에 역효과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상공인업계는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제도 구축을 선제 과제로 요구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실장은 "소상공인들의 임금수준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에 대한 사회안전망과 복지정책 구축이 선행된 이후에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소상공인들은 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무 관리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기업계는 과도한 법적용으로 "범법자가 양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여파로 중소영세사업장의 경영 어려움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며 "무리한 근로기준법 확대적용은 근로자 보호보다는 영세사업장 사용자를 범법자로 내모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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