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印시장 급성장…18년만에 中 판매량 넘어섰다
2021.12.13 17:33
수정 : 2021.12.13 17:33기사원문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11월 인도 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47만2721대로 집계됐다. 반면 올해 중국 판매량은 작년 보다 더 줄어 연 30만대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판매 규모가 중국을 추월한 것은 베이징현대 설립 초기였던 지난 2003년 이후 18년 만이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로 아직 자동차 보유율이 높지 않아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인도 시장 내 현대차의 점유율은 11월 누적 기준 16.7%로 마루티 스즈키(인도 마루티와 일본 스즈키의 합작사)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시장 판매를 견인한 것은 현지 전략 차종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는 올해만 11만7828대가 팔렸다. 크레타는 국내에선 판매하지 않고 현지에서 제조·생산하는 전략차종이며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소형 SUV 베뉴 9만7647대, 소형 해치백 그랜드 i10 니오스도 8만9364대가 팔리는 등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9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기아도 올해만 17만3786대를 판매하며 중국 시장을 추월했다. 소형 SUV인 셀토스가 9만4175대 팔려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의 인도 점유율은 11월 누적 기준 6.1%로 도요타와 르노를 제치고 5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중국에선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불매운동 등을 겪으면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18년 79만177대에 달했던 판매량은 2019년엔 65만123대로 줄었고, 작년에는 44만177대까지 감소했다. 올해 1~10월 중국 판매량은 27만8134대에 불과해 연간 실적이 30만대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선 회복세가, 중국은 판매 감소가 진행되면서 두 시장이 역전된 것"이라면서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부 전략을 수정하는 등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 시장이 중국을 추월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신차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
경소형차 위주의 차급 구조에서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중형 이상 차급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현대차는 올해 6월 중형 SUV 알카자르를 투입했고 5개월 새 1만6706대가 팔리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기아는 인도에 출시할 예정인 신형 카렌스를 16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앞서 카렌스는 2018년 단종된 바 있는데 기아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부활시켰다. 전기차 공략도 서두른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6000억원을 투입해 6개의 전기차를 인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