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집단에 코로나 책임 묻기 어렵다"... 기업·지자체 상대 손배소 잇따라 기각

      2021.12.22 18:31   수정 : 2021.12.22 18:31기사원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방역 조치를 소홀히 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이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어느 한 기업이나 지자체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제57단독 오수빈 판사는 최근 정모씨가 쿠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 직원이었던 정씨는 쿠팡이 방역 조치를 소홀히 해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쿠팡을 상대로 2000만원의 손배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해 5월 쿠팡 부천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확진된 이는 총 152명으로 정씨도 이 중 한 명이다.
이번 판결은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한 책임 소재를 묻는 손해배상 관련 법원의 첫 판단으로, 비슷한 취지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도 서울동부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자들인 이 모임은 "쿠팡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산안법이 정한 사업주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고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를 방해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경남 진주에서는 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지난 11월 기각되기도 했다. 진주시민행동과 시민 등 512명은 지난해 12월 진주시 예산을 지원받아 진주 이장과 통장 등 40여명이 제주도 연수를 다녀온 뒤 8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진주시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민사 1단독 박성만 부장판사는 진주시민행동과 시민 등 512명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진주시가 연수와 관련해 중대한 과실로 위법한 행정행위를 한 것인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코로나19 확산은 전국적, 전세계적 현상으로서 그 확산의 책임을 소수의 개인이나 집단의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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