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의 ‘부산 사랑’ 대한민국 두 번 덮었다

      2021.12.23 11:57   수정 : 2021.12.23 11: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소주병 뒤편 상표인 ‘보조라벨’은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다. 소주 원료와 각종 첨가물, 제조사 주소 등 보조라벨에 표기되는 내용도 흥미 요소와 거리가 멀다. 어른 손바닥의 반 보다 작은 크기에 글자도 깨알만해 좀처럼 주목을 끌기 힘들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광고 모델 사진 정도다.

대선주조㈜는 다른 제조사가 활용 가치를 찾지 못하던 이 보조라벨에 주목했다.
‘계륵’ 취급을 받던 보조 라벨에 참신한 디자인을 덧입혀 부산의 기업과 주력 제품, 지역 축제 등을 홍보하는 ‘지역 사랑 캠페인’의 장으로 변모시킨 것. 한국 소주 시장에서는 물론 주류사에 없던 파격적인 시도였다.

보조라벨을 활용한 지역 사랑 캠페인이 시작된 첫 해는 2010년이다. 당시 부산 소주 시장 점유율 90%를 상회하던 ‘C1’ 보조라벨에 향토기업 ‘비락’의 이미지 광고가 보조라벨에 인쇄돼 주요 상권에 깔렸다. 파장은 엄청났다. 부산은행을 비롯해 팬스타 크루즈, 트렉스타, 터보파워택, 아마란스 화장품, 그린조이 등 부산에 기반을 둔 금융, 제조, 관광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의 홍보 요청이 쏟아졌다.

기업뿐만 아니라 부산지방경찰청, 동래구청, 부산환경공단 등 공공기관의 요청도 쇄도했다. 입소문을 타자 자갈치축제, 불꽃축제 같은 지역 축제와 문화 행사는 물론 고등어, 미역 등 특산물과 관광지 홍보 요청도 잇달았다.

캠페인 효과도 의외로 쏠쏠했다. 실제 부산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등이 특히 효과가 있어 여러 번 홍보 요청을 드린 바 있다”고 했다. 동래구청 한 관계자도 “대선주조가 관내에 있어 동래구의 축제나 전통 시장 홍보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선주조는 2010년 이래 올해 12월말까지 12년 동안 300여개 테마로 약 6억장의 보조라벨을 찍어 지역 사랑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캠페인 성격에 따라 한 테마 당 최소 100만장 최대 1100만 장의 보조라벨을 인쇄해 배포했다.
가로 55㎜ 세로 63㎜에 불과한 보조라벨이지만 지금까지 지역 사랑 캠페인이 전개된 6억장을 이어붙이면 416㎞ 길이의 경부고속도로를 45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가 된다. 면적으로 따지면 남한 전역인 10만32㎢를 두 번 도배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넓이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대선이 부산에서 태동해 부산시민들의 사랑으로 성장한 향토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지역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보조라벨을 활용한 지역 사랑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efrost@fnnews.com 노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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