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파에 얼어붙은 청약시장… 비수도권 단지 60% 미달

      2022.01.05 18:15   수정 : 2022.01.05 18:15기사원문
현 정권 들어 전국으로 번진 아파트 청약 열풍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대출규제 강화가 본격화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수도권에서는 미계약 물량이 대폭 늘어난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강화된 대출규제가 지속되면 미분양, 미계약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지방 분양단지 60% 미달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분양된 대구, 포항, 울산 등 지방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잇따라 나왔다. 지난달 비수도권에서 청약신청을 진행한 아파트 40개(임대 제외) 단지 가운데 청약 미달이 발생한 단지도 60% 이상인 25개 단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급 누적으로 집값 조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대구에서 다수의 청약 미달 단지가 등장했다. 지난달 14~16일 진행된 해링턴플레이스 감삼3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58가구 모집에 1·2순위 청약까지 85명만 신청하며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같은 시기에 청약을 진행한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와 효목동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도 2순위 모집까지 모두 미달됐다. 동대구푸르지오브리센트 역시 일반공급 456가구에 405명이 신청,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포항에서 분양한 한신더휴 펜타시티A4블록과 남포항 태왕아너스도 청약 미달이 나타났다. 한신더휴 펜터시티의 경우 190가구 모집에 81명만 신청하며 초라한 청약 결과를 받았다.

울산에서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덕하지구 뉴시티 에일린의 뜰 2차는 967가구 모집에 922명이 신청해 최종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고, 경남 사천시 엘크루 센텀포레와 전북 익산시 더반포레 등도 청약 모집에 미달됐다.

수도권은 여전히 청약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지방에서의 청약 미달이 늘어나면서 전국적으로도 미달 단지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작년 4·4분기 전국에서 분양된 707개 단지 중 미달된 단지는 117곳으로 16.5%에 달했다. 이는 전분기(8.8%)에 비해 전국의 청약 미달 단지 비중이 두 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수도권은 당첨포기 속출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아직 청약 미달 단지는 없지만, 미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GS건설이 지난해 11월 인천 송도동에서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는 1순위 청약 1533가구 모집에 2만156명이 몰리며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당첨자 정당 계약에서 35%가량인 530여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서울에선 일부 나홀로 아파트에서 미계약 사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 강서구의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 아파트의 경우 1순위 청약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몰렸지만, 당첨자 중 절반에 가까운 18명이 계약을 포기했다. 앞서 분양한 서울 관악구 신림스카이아파트에서도 43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994명이 몰렸지만, 실제 계약에서 27가구가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


지방 청약 미달과 수도권 미계약 증가에도 전문가들은 최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에 따른 일시적 분위기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강화된 대출규제 영향으로 당첨 후 자금 확보가 안되면서 미계약 물량이 늘어난 것"이라며 "준공후 미분양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완판이 안됐다고 해서 가격 하락 조짐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방의 경우 연말에 청약 물량이 많이 풀리면서 공급부담이 큰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또 대출이 힘들어지면서 중도금, 잔금 대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예전보다는 청약 계약에 대해 조금 신중해진 분위기도 있다"고 분석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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