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장막는 ‘척추측만증’ 운동·한약만 믿다간 때 놓쳐요

      2022.01.07 04:00   수정 : 2022.01.07 04:00기사원문
우리의 척추는 측면에서 봤을 때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이 만곡을 통해 중력의 압박을 견디며 충격도 흡수하게 된다. 반면, 정면에서 봤을 때는 똑바른 일직선이어야 할 척추가 10도 이상 옆으로 휘어져 있는 경우 '척추측만증'이라 부른다.

■원인 모르는 '특발성' 가장 많아

척추측만증은 기능적 원인과 구조적 원인으로 분류되며 기능적 원인으로 자세불량, 척추 내외 장기의 손상이 있다.

구조적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골근격 및 신경계 질환이나 태아기의 잘못된 척추생성, 그리고 특발성(원인불명)이 있다. 척추 측만증은 소아청소년기 전체 인구의 1.5%~3% 정도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부분 특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 전체 환자의 85%~90%를 차지하며, 선천적, 신경학적 이상에 의한 발병도 일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나쁜 자세 및 다리 길이 차이, 골반 기울어짐 등에 의한 척추측만증은 많지 않으며 이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호전될 만큼 증상도 경미하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의 경우 정도가 아주 심하게 진행되지 않고 큰 자각증상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만곡도가 40도 이상 관찰될 정도로 병세가 중할 경우, 오랫동안 앉거나 걷기 힘들고, 폐활량이 감소하여 운동을 꺼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극단적일 경우에는 척추측만증이 폐의 기능부전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는 측만증으로 인한 중추 및 척추신경의 압박이 심폐기능 저하 및 여러 장기와 근육 등의 피로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몸 전체의 기능이 저하되므로 만성적으로 심한 피로가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겉으로 봤을 때 심각해 보이지 않더라도 만곡의 정도가 심하다면 일반인에 비해서 평상시에도 만성적인 피로감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척추측만증의 진단은 방사선 촬영을 통해 만곡의 정도를 측정해 확진하게 되지만, 간단한 관찰을 통해서도 질병 유무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서 있을 때 어깨의 양쪽 높이가 다르거나 몸통이 비대칭인 경우 의심해 볼 수 있으며, 여자의 경우 유방 크기가 다르고 골반이 틀어져 보일 수 있다. 가장 정확한 것은 앞으로 팔을 뻗은 채 숙인 상태에서 등을 관찰하는 '아담스 전방 굴곡 검사'다. 해당 검사 시행 시 한쪽이 튀어나와 보이면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높다. 요통의 경우 그 원인이 다양하고 척추측만증 환자의 일부만 호소하는 증상으로 별다른 관련성이 없다.

척추측만증의 치료는 정도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진다. 20도 미만의 측만은 특별한 치료 없이 주기적으로 방사선 촬영을 통해 경과만 관찰한다. 측만 정도가 20도를 넘어서면 보조기 착용을 검토하게 되는데, 이는 환자의 성장이 아직 진행 중일 때에만 해당하며 성장이 끝난 경우에는 고려하지 않는다. 보조기는 교정이 아닌 굴곡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하고 늦추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측만증이 40도를 넘으면 수술을 통한 교정이 필요한데 50도가 넘을 경우 성장이 멈추더라도 매년 조금씩 나빠지며, 70도가 넘어가면 폐활량 감소, 폐질환에 의한 심부전까지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술은 금속 고정물을 사용해 균형을 잡고 척추 유합술로 교정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비검증 측만증 "전문의 방침 따라야"

박지원 고려대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척추측만증의 치료는 현재 환자의 측만 정도 및 골격성숙 정도, 그리고 향후 성장여력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시중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교정법이나 치료법에 현혹되어 돈과 시간만 낭비하는 사례가 많은데, 질병이 의심되는 경우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상담받기를 권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 교수는 "환자의 대부분이 소아청소년기인데다가 특별한 증상과 일상의 불편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정을 위해 부모들이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의 방침만 잘 따르고, 자녀들에게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고 안심시키며 외모의 자존감이 손상되지 않도록 지지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검증되지 않은 교정법은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의 척추분야를 대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학회인 '측만증 연구학회'는 측만증의 기초 연구, 원인 규명, 역학,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의 효과 등 측만증에 관련된 모든 연구를 과학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정치료와 같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는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학회는 '운동치료'도 많이 하고 있지만 운동은 휘어진 척추를 바로 잡는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척추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측만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기 자극(electrical stimulation)' 치료 방법은 만곡의 볼록한 쪽에서 전기자극을 주면 근육이 수축하면서 결국 척추가 펴진다는 것이다. 측만증연구학회(SRS)도 한때 전기자극 치료를 인정했으나 오랜 시도와 연구 끝에 효과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고 현재는 효과가 없다고 입증됐다. 또 특정 한약을 1~2년 이상 복용했던 사례들도 있는데, 한약을 먹는다고 휘어진 척추가 곧아진다는 것 역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다.


전문가들은 특발성 척추측만증에 효과가 입증된 검증된 치료법은 수술과 보조기 착용 두 가지라고 강조한다. 단, 보조기는 휜 척추를 펴주지는 못하며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역할만 가능하다.
실제 대한정형외과학회,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 서울아산병원, 미국의 메이요클리닉 홈페이지에서 모두 동일하게 수술과 보조기 두 가지 치료법만 설명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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