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 이석준에 주소 유출한 공무원, 기소
2022.01.10 16:38
수정 : 2022.01.10 23: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변보호 대상자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6) 사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하고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구청공무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형사부(이성범 부장검사)는 10일 구청 공무원 A씨(40)와 흥신소 업자 B씨(37), C씨(37)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약 2년 동안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 조회해 흥신소 업자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뇌물 3954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개인정보조회 공무원으로서 도로점용 과태료 부과를 위해 부여된 차적조회 권한을 이용했다. 그가 소속된 관서에는 차적조회의 권한 남용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시스템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검찰은 A씨의 여죄 수사 과정에서 그가 이석준 살인사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하고 유출한 혐의를 확인했다.
C씨는 이석준에게 50만원을 받은 뒤 흥신소 업자 2명에게 13만원을 주고 다시 의뢰했다. 이들은 또 다른 흥신소업자 B씨 등 2명에게 10만원을 주고 같은 의뢰를 했고, 이들은 구청 공무원 A씨에게 2만원에 피해자 개인정보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흥신소 업자들은 대포폰과 텔레그램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익명거래하거나 다른 흥신소 업자들을 중개하고 대가를 대포통장으로 송금받는 식으로 추적을 피해 왔다”고 밝혔다.
이석준은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에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 D씨(22)의 집을 찾아가 그 가족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숨지게 했다. 앞서 지난달 5일 이석준은 D씨를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항거불능 상태인 D씨를 방에 가둔 이석준은 다음날 “대구에 가서 우리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날 것인데 연인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며 약 25시간 동안 D씨를 충남 천안시에서 대구까지 끌고 다녔다.
같은 날 부모님의 신고로 D씨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보복 살해를 결심한 이석준은 지난달 9일 C씨를 통해 D씨의 주소지를 제공받았다. 다음날 주소지 인근에서 동향을 감시하던 이석준은 D씨가 나온 것을 보고 집으로 침입했다.
이석준은 지난달 31일 보복살인과 강간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