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0명 중 8명이 오미크론… 설연휴 이후 폭증 ‘경고등’
2022.02.02 18:21
수정 : 2022.02.02 18:21기사원문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닷새간 이어진 설 연휴기간 늘어난 이동량과 높은 감염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률 80%를 넘기며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연휴기간에도 확진자가 급증한 만큼 연휴 이후 폭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270명을 기록해 2만명 선을 사상 최초로 돌파했다. 지난달 26일 신규 확진자 1만3012명을 기록, 최초로 1만명대를 돌파한 이후 불과 8일 만이다. 현 추세대로면 3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6일 이후 이날까지 대부분이 검사건수가 줄어드는 연휴기간이었음을 감안하면 오미크론은 매우 높은 속도로 확진자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날 기준 최근 1주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1만7334.4명으로 직전 1주일 일평균인 8158.1명의 2배가 넘는다.
문제는 앞으로다. 설은 추석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귀성 및 귀경 행렬이 이어지며 이동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감염 전파력이 직전 우세종이었던 델타 대비 2~3배에 달하는 오미크론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설 연휴를 계기로 확진자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미크론은 감염됐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감염된 줄 모르는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크다. 대면 접촉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명절 특성상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있었던 명절인 지난해 추석에도 이동량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 총 이동인원은 3276만명을 기록, 지난 2020년 대비 5.1% 증가했다. 일평균 이동인원도 546만명으로 전년 대비 519만명보다 증가했다.
오미크론 변이 위험이 여전하고, 정부도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되도록 명절 계기 이동이나 가족·친지 간 대면접촉을 최대한 줄일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설에도 이동량은 상당히 늘었을 전망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1월 28일~2월 2일) 총 2877만명, 하루 평균 48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17.4% 증가한 수치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지난달 28일 "설 연휴가 오미크론 유행의 크기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고향방문 등 이동 및 만남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김 총리는 "지난해 추석 이후 확진자가 38% 증가했고, 지금은 확진자 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면서 명절 이후 확진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전문가들 역시 명절을 기폭제로 코로나19 확진자는 폭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설 연휴라는 요소가 없더라도 신규 확진자 수는 2월 초에 3만명을 넘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명절 기간 이동으로 인해 연휴 이후 확진자 수는 3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교수는 "확진자 수 증가는 불가피하다"면서 "마스크만 잘 착용하면 감염되더라도 정도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해야 하고, 자가진단키트를 이용할 경우 한번 검사에 음성이 나오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1~2일 뒤에 한번 정도 더 검사를 해 확진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