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이재명 되면 '文정부 시즌2' 아냐, 이재명은 약속 지키는 사람"
2022.02.10 15:28
수정 : 2022.02.10 15:28기사원문
하지만 '이재명의 35년지기',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4선·경기 양주)은 이 후보를 향해 "당신은 천명(天命)이 있다.
정 단장과 이 후보는 1987년부터 알고 지낸 '35년 지기'다. 둘은 사법연수원 동기(18기)로 공부모임에서 만나 군 복무와 정치 활동까지 35년 이상을 '동지'로 지냈다. 이 후보가 '나는 정성호계'라고 말할 정도다.
정 단장이 지근거리에서 지켜 본 이 후보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 "기득권 저항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있는 사람"이다. 절친하다고 알려진 정 단장이 4선 중진의원이 된 지금까지 화분 하나 보낸 적 없는,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기도 하다.
정 단장은 "윤석열 후보는 과거를 단죄해 온 사람이다. 미래를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며 "후보 역량과 자질을 살펴보면 이재명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40%를 상회하는 정권교체론이 이 후보로서는 부담이다. 정 단장은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이 달라지면 정권이 바뀐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달라지고, 문재인 정부 시즌2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동산 정책 등 민생에 도움이 안 된 정책은 과감하게 수정해서 '정권교체론'을 뛰어넘겠다는 구상이다.
파이낸셜뉴스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단장을 만나 대선 판세와 현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정 단장과의 일문일답.
대담=정인홍 정치부장
―대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배우자 김혜경씨 수행 논란으로 파장이 컸다.
▲정말 안타깝다. 이 후보가 정말 철저하게 공사를 구분하고 자기 관리를 해온 사람인데, 공관 운영이나 가족 관련해서 한 두건 있었던 것 같다. 후보와 배우자가 사과했고, 더 철저히 했어야 한다며 죄송하다고 하기 때문에 조금 믿어주시면 좋겠다.
―평소 이 후보는 친인척, 측근 비리에 굉장히 엄격하다는데.
▲제가 국회의원에 6번 출마해서 4번 당선됐다. 기재위원장, 예결위원장 등을 맡았지만 이 후보가 화분 하나 보낸 적이 없다. 본인은 '이게 다 국민 세금'이라면서 돈을 허투루 안 쓰려고 한다. 절친하다는 정성호에게 화분 하나 보낸 적이 없을 정도로 철저하다. 명절 선물도 보낸 적이 없다. 본인도 받지 않고 다 돌려보낸다. 그렇게 해온 사람이 그 돈을 갖고 그렇게 했겠나. 이재명은 자존심이 강하고, 어릴 때부터 작은 것 가지고 비굴하게 살지 않으려고 이 악물고 살아왔다. 그런 사람이 공금 가지고 고기를 먹거나 할 사람이 아닌데 너무 안타깝다.
―'이재명 핵심관계자'(이핵관)라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7인회'가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은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핵관이라고 하는 건 정신나간 민주당 모 의원이 지어낸 말에 불과하다. 이재명에는 '이핵관'이 없다. 알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거지, 측근이라고 언론에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소위 7인회라고 하는데, 모두 의견을 모아서 이재명 정부가 돼도 임명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면 측근 인사,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는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국가 발전에 확실한 인재라면 이 후보는 지역과 정파를 넘어서, 능력 기반 탕평 인사를 할 것이다.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넘어서기 위한 복안이 있나.
▲우선 내부적으로는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지지가 현재까지 절대적이지 못하다. 중도와 중도 보수, 여성층에서 호감도가 높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께서 적극적으로 뛰어주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 또 민주당이 야당보다 조직적으로 우위에 있다. 의원 수, 지방자치단체장 수가 많기 때문에 절실하게 뛰면 올릴 수 있다. 외부적으로는 '정권교체론'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재명이 당선돼도 달라진다, 문재인 정부 시즌2가 아니다'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
―이 후보도 '이재명 정부'라고 여러번 언급했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바뀌면 정권이 바뀌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정부로 바뀌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민생을 살리는 데 도움되지 않았던 정책은 과감하게 수정할 예정이다. '윤석열이 되면 정권교체고 이재명이 되면 정권승계'라는 구분은 잘못됐다고 본다. 이 후보가 되면 이재명 정부, 이재명 정책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판세가 좋지 않다.
▲지금까지는 후보 본인의 자질과 능력보다는 후보의 주변적인 상황,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들로 도덕성 논쟁이 벌어졌다. 이재명 후보는 극한의 어려운 상황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고 성남시장, 도지사로서 성과를 보여줬다. 다른 한 사람(윤 후보)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서 검사만 했다. 검사의 일은 과거를 단죄하는 것이다. 윤 후보가 잘할 수 있는 건 전 정부를 적폐로 몰아서 청산하고 정치 수사를 하는 것이다. 그가 미래를 위해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포장지가 아무리 반들거려도 뭐하냐, 안에 있는 물건을 보면 '이게 정말 쓸만한 물건인지, 효용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후보 정책적 역량과 추진력으로 국민이 평가해주셔야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
―이 후보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로서 보면, '이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이유가 있나.
▲이 후보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 하고 약속하면 지키려고 노력했다. 1986년 사법고시에 합격했을 때 '억울한 사람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보가 '영감' 소리를 들을 정도로 판검사에 대한 대우가 굉장했지만 자신의 신념과 약속을 지켰다. 또 이재명은 두려움이 없다. 행정을 하는 데 국민을 위하고 정의로운 길이라고 하면 눈치를 보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경기도 계곡 정비 사업, 코로나19 신천지 시설 행정명령이다.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의와 기득권 저항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있다.
―안철수 후보의 완주, 여야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화두다.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안철수 후보가 완주하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자꾸 단일화를 얘기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다만 안 후보가 얘기하는 과학기술과 교육 기반한 미래 혁신은 이 후보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안 후보가 본인 입장에서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한다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사람이 누구인지 고려했으면 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