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그만 마셔라"는 90대 노모 살해한 아들, 징역 14년 확정
2022.02.11 06:05
수정 : 2022.02.11 08:07기사원문
술을 그만 먹으라며 나무라는 90대 노모를 마구 때려 살해한 50대 아들에게 대법이 중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존속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31일 충북 충주시 주택에서 91세인 어머니의 얼굴과 머리 등을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그 해 여름 수해로 상당한 재산상 손실을 입은데다, 아내도 직장에서 업무상 재해를 입었는데도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등 악재가 계속되자 불만이 쌓이던 중, 어머니에게 "술을 조금만 먹으라니깐 자꾸만 먹는다"는 꾸지람을 듣자 홧김에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 고의성을 부인하고, 만취 상태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90세가 넘는 고령의 사람의 얼굴과 머리에 강한 충격을 가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경험칙상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91세의 노모 얼굴과 머리 등에 강한 물리력을 무차별적이고 반복적으로 가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술을 그만 먹으라고 혼을 낸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도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인 피해자를 무차별적으로 때려 참혹하게 살해한바, 피고인의 범행은 이를 엄히 처벌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존속살해죄의 고의, 심신미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4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