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의심해 몰래 대화 녹음한 남편...1심 집행유예 1년

[파이낸셜뉴스]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몰래 그녀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3형사부(노호성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아내 B 씨의 외도를 의심한 A 씨는 그녀가 사용하는 안방에 녹음기를 설치해 B 씨와 자녀 사이의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타인 간의 사적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은 타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죄이므로,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침해된 B 씨의 사생활이 중대한 비밀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A 씨가 녹음 파일을 다른 곳에 공개하거나 누설한 정황이 없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e-mail]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