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가서 주먹자랑하지 마라"...보성군, 벌교에 '의(義)' 주제 공원 조성
2022.02.28 13:11
수정 : 2022.02.28 13: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보성=황태종 기자】전남 보성군은 '의향(義鄕)', '예향(藝鄕)', '다향(茶鄕)' 3보향의 고장 특성을 살려 벌교읍에 '의(義)'를 주제로 한 공원을 조성해 오는 3월 1일부터 개방한다고 밝혔다.
군은 재해위험지구 개선 사업으로 발생된 자투리 유휴공간을 활용해 벌교읍의 관문인 선근지구에 '의(義)'를 테마로 한 4000㎡ 규모의 도시림을 조성했다.
특히 의병활동과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의향'의 도시라는 지역 특색에 맞게 독립운동에 앞장선 홍암 나철 선생, 채동선 선생, 안규홍 의병장의 일대기를 조형 벽화로 만들어 벌교의 의로움을 바로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벌교 가서 주먹 자랑 하지 말라'라는 말은 일제강점기 일본 순사가 벌교장에서 아낙을 희롱하는 것을 보고 안규홍 의병장이 일본 순사를 한주먹으로 때려눕힌 사건에서 시작했다"면서 "이후 일제에 항거해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펼쳤던 보성 사람들의 용기와 패기에 붙여진 일본의 두려움이 '벌교 가서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표현으로 굳혀졌다"고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보성군은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담살이 의병장 안규홍 동상과 황금 주먹 조형물을 설치했으며, 안규홍 포토존, 주먹 의자, 의향 의자 등 '의(義)'와 관련된 미술작품 12종 34점을 전시했다.
보성군은 앞서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지역 예술 작가들을 지원하는 '2020년 정부지원 사업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지를 선정하던 중 태백산맥 문학거리와 선근지구를 연결하는 관광객 동선에 벌교를 알릴 수 있는 예술 공간을 조성키로 하고 '벌교선근공원' 조성 사업에 나섰다.
'벌교선근공원'은 벌교를 상징하는 제석산 수석, 소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수목과 야생화, 산책로도 갖췄다. 특히 야간 경관조명 설치로 벌교읍으로 진입하는 초입에 있는 선근공원이 밝은 벌교의 첫인상을 만들고 야간에도 주민들이 안전하게 산책하며 건강과 여가생활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벌교읍 주민 최모씨는 "선근공원 공사가 시작될 때 다양한 의견이 많았었는데, 완성된 모습을 보니 벌교 주민으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선근공원을 중심으로 벌교의 의로움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고,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공원을 산책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보성군은 '벌교선근공원'이 의(義)를 주제로 한 공원임을 고려해 오는 3월 1일 3·1절에 맞춰 주민들에게 공원을 개방할 계획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