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훈련인줄 알았는데..민간인을.." 사망한 러 병사 문자 공개
2022.03.01 10:06
수정 : 2022.03.01 13:31기사원문
세르지 키슬리츠야 우크라이나 유엔 대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됐다가 사망한 러시아 병사의 휴대폰 문자메시지 대화 내역"이라며 복사본을 공개하고 직접 낭독했다.
이에 따르면 사망한 러시아 병사는 모친이 안부를 묻자 "저는 더는 크림반도에 있지 않아요. 저는 훈련에 참여 중인 게 아니에요. 엄마 나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있어요"라며 "여기서 진짜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요. 나는 그들(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우리를 환영해줄 거라고 들었지만, 그들은 우리 장갑차 아래 쓰러지고 있어요"라고 답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을 내던져 우리가 지나가는 걸 막고 있어요. 그들은 우리를 파시스트라고 불러요. 엄마, 정말 힘들어요"라며 "우리는 모든 도시를 폭파하고 있어요. 심지어 민간인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라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키슬리츠야 대사는 이 병사가 사망 직전 모친과 해당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쟁은 현재 벙커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선택한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
뒤이어 연설을 한 바실리 네벤자 러시아 유엔 대사는 키슬리츠야 대사가 낭독한 러시아 병사 문자 내용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네벤자 대사는 "러시아는 이 전투를 시작하지 않았다. 전투는 자국 거주민, 돈바스 거주민에 반(反)하는 우크라이나가 촉발했다"라며 "러시아는 이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잡힌 러시아군 포로들은 "훈련 중인 줄 알았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군에 잡힌 러시아군 포로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러시아군 포로는 출생연도와 거주지 등을 묻는 질문에 "이르쿠츠크에서 온 2002년생 운전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곳이 우크라이나인 줄 몰랐다. 군사훈련인 줄 알았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알지 못했다. 푸틴에게 속았다"고 고백했다.
다른 영상에서도 러시아 군복을 입은 채 두 팔이 결박된 병사들이 "군사훈련으로 알고 참여했다"며 "우크라이나 땅인 줄 몰랐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