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세대 갈라치기 그만… 통합의 리더십 어느때보다 절실"
2022.03.09 20:02
수정 : 2022.03.09 22:53기사원문
초유의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대선이 실시됐던 5년 전에도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 분열과 갈등이 있었고 문재인정부 통치기간 갈등은 좀체 완화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새 대통령은 갈라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게 시급해졌다. 말뿐인 통합이 아니라 집권 직후 메시지와 인사, 정책 측면에서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갈라진 민심 수습으로, 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할 수 있어서다.
■"새 대통령, 갈라치기 하지 말라"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 대통령은 통합이란 큰 틀 아래 정치개혁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해 안정적인 내치를 도모하면서 불안정한 대외정세에 대응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진영논리로 정치권이 갈라지고, 지지층도 뚜렷하게 갈라져 거대양당이 서로 흠집내기에만 주력하면서 협치를 통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새 대통령의 통합 실천의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새 대통령은 첫째로 갈라치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문재인정부 내내 갈라치기 했으니 갈라친 균열 구조를 메울 수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쓰되 굉장히 폭넓게, 끼리끼리 인사를 하지 말고 능력 중심의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가장 중요한 건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선거가 역대 가장 비호감이지만 진영 간 아주 첨예한 대결로 치러졌다"며 "가장 치열했다는 2012년보다도 국론이 갈라섰기 때문에 새로운 대통령은 통합정부, 화합정부를 실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최고 큰 과제는 '정치'를 '통치'로 바꾸는 것이다. 문재인정부에선 통치가 아니라 정치를 했다"며 "국민통합의 국정운영 방식 복원이 가장 큰 과제다. 사실 다음 정부의 정책이나 통치방식이 복잡하지 않다. 정책보다도 정치, 즉 통치방식의 문제를 바꾸는 게 더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통합 시도로 정책 가다듬어야"
국민통합으로 안정적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새 대통령이 추구할 정책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극복과 부동산, 재정건전성 강화 등 경제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외교 문제에 가장 무게를 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반도 평화 및 위기 관리가 중요하다. 남북 위기가 미·중 간, 미·러 간 분쟁 리스크에 엮일 수 있다"며 "신냉전 체제하에 안보 관리가 중요하다. 신냉전 체제에서 한반도 위기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문했다.
신율 교수도 "외교를 이념지향적에서 벗어나 실용지향적 외교로 바꿔야 한다. 현 정권이 이념 중심의 외교를 펼쳤다면 차기 정권은 국익 중심의 외교 실용 중심의 외교를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고,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진영에 매몰되지 않은 포용적 리더십의 외교 그리고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국가와 국익을 보는 외교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책 측면에서 진보에 쏠렸던 어젠다의 궤도 수정 목소리도 나왔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문재인정부에서 실패했던 대표적인 진보 어젠다인 부동산 정책과 노동경직성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정년연장과 정규직 전환, 노조 기득권 과다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경직에 대한 의제 재설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