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시위로 러 국영TV 뉴스중계 차질
2022.03.15 06:45
수정 : 2022.03.15 06:45기사원문
러시아내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가 거세지는 가운데 러시아 국영TV 뉴스 방송도 차질을 빚었다.
CNN은 14일(이하 현지시간) 반전 시위에 나선 시민이 러시아 모스크바 시각으로 이날 밤 9시31분(한국시각 15일 새벽 3시31분) 방송국에서 반전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팻말에는 "노 워(NO WAR). 전쟁을 멈춰라. 선전(프로파간다)을 믿지 마라. 그들은 지금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씌어져 있었다.
러시아 독립 인권시위 감시 그룹인 OVD-인포에 따르면 이 시민은 마리아 오브시아니코바라는 방송국 직원이다. 뉴스를 진행하던 앵커와 시위에 나선 직원 모두 여성이었다.
OVD-인포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계정에서 오브시아니코바 친구의 말을 인용해 시위에 나선 이 직원이 현재 모스크바 경찰서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OVD-인포의 포스트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시위에 나선 이 직원은 형사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OVD-인포는 또 오브시아니코바가 시위에 나서기 전 촬영한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그는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인, 어머니는 러시아인이라면서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은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는 침략국이며, 이 침략의 책임은 오직 한 영혼에게 있다. 그 남자는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불행히도 지난 수년간 나는 (러시아 국영 방송국)'채널원'에서 일해왔고, 크렘린의 프로파간다를 수행했다"면서 "이제 이를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TV 화면에서 거짓이 말해지도록 한 점이 부끄럽다"면서 "러시아 사람들을 좀비로 만드는데 참여한 것 역시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 2014년(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우리가 침묵을 지켜온 것도 부끄럽다"면서 반체제 변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사건 반대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반인권적인 체제를 말없이 지켜보기만 한 것도 모두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려 깊고 영리한 러시아인들"이라면서 "이 미친 짓들을 멈출 힘은 오직 우리에게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위에 참가해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