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버스 뒤꽁무니만…특근수당? 일하는 것만으로 감사해야지"

      2022.04.01 10:02   수정 : 2022.04.01 10:02기사원문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열린 '장애인권리예산 인수위 답변 촉구를 위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삭발을 앞두고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2022.3.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김도엽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일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삭발투쟁을 3일째 이어갔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의 삭발 결의를 진행했다.



권 상임공동대표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학교도 완전히 다니지 못했다"며 "사회에 나와서 직장을 갖는데 너무나도 장애인의 삶이 힘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버스정류장에서 목발로 기어 버스를 잡으려 기다리면 (버스가) 저 앞쪽에서 사람을 태워 떠나버리고 저는 버스 뒤꽁무니만 바라봤다"며 "주말도, 일요일도 없이 일해도 특근수당은커녕 일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차별적 발언으로 눈물을 씹어가며 직장생활을 했다"고 고백했다 .

이어 "그렇게 30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이동권을 갖고 이 사회와 정치가 아직도 장애인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분명하게 장애인 권리예산을 만들어 달라. 장애인권리보장법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의 이동권·교육권·노동권 등 기본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해 말부터 3월29일까지 출근길 승하차 시위를 26차례 진행해 왔다.

전장연은 3월29일 임이자·김도식 인수위원이 시위 현장을 찾아 예산 검토를 약속하며 자제를 당부하자 '장애인의 날'인 이달 20일까지 확답을 요구하며 30일부터 시위를 잠정 중단하고 매일 1명씩 삭발을 하는 삭발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권 상임공동대표와 더불어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에 참여했다.


이날 삭발식에 앞서서는 박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경복궁 역사를 찾아 전장연 관계자들과 약 30분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박 사무총장은 장애인 권리예산을 비롯한 장애인 인권 현황과 과제에 대한 전장연 측 의견을 경청했다.


인권위는 지난 2018년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운영 관련 정책', 2020년 '65세 이상 중증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긴급정책개선' 등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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