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에 위안부 끌려간 이용수 할머니의 부탁..."尹, 여가부 폐지하지 마세요"

      2022.04.06 04:50   수정 : 2022.04.06 04: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소원입니다. 여가부 폐지는 하지 마세요. 안 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5일 공개된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가부 폐지는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공약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했다.

1944년 16살 어린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노력해 준 유일한 곳이 여가부라며, 여가부를 절대 폐지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옳게 대우해 준 게 여가부였다"며 "서러움을 많이 당했는데 지원을 못 받거나 어려운 부분을 여가부가 나서서 찾아줬고 말 한마디도 따뜻했다. 하늘나라에 먼저 간 할머니들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마음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고 털어놓으며 윤 당선인에게 이런 생각을 편지로 쓸까 고민 중이라고 JTBC에 전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월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을 때도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하는 거 하지 마세요. 그거 없었으면 우리 죽었다"라고 여가부 폐지 직접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때 이 대표는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부처를 둬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노동과 인권에 대한 부처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어서 꼭 여성가족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강화하겠다"라고 답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최근 여성단체와 청소년·가족단체 등을 잇달아 만나 여가부 폐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여가부는 2001년 생긴 이래 참 많은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시대도 변하고 역할도 변하는 것이 정부 조직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정부의 역할이 그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르게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이 인수위 역할”이라고 사실상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했다.


한편 4일 한국여성단체연합에 따르면 여성주요그룹(Women's Major Group), 국제여성연합(International Alliance of Women), 평등과 연대를 위한 아랍 여성 네트워크(Arab Women's Network for Parity and Solidarity) 등에 속한 115개 국제시민사회단체는 합동 성명서를 내고 윤 당선인에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여성인권의 심각한 퇴행이라며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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