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푸틴 성인 딸들 제재...스베르방크도 고강도 제재
2022.04.07 02:30
수정 : 2022.04.07 02:30기사원문
미국이 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성인 딸 2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부인도 이번에 새로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인 국영 스베르방크와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방크에 가장 강도 높은 제재를 가했다.
두 은행에 대한 고강도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 러 최대 금융기관 2곳, 전면 차단 제재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이날 추가 규제로 인해 더 이상 미국 기관이나 개인과 어떤 통화로도 거래할 수 없다.
앞서 미국은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마자 스베르방크와 알파방크를 통한 채권·주식 거래를 즉각 금지한 바 있다.
이번에는 '전면 차단 제재'로 강도를 훨씬 높였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는 금융 제재 수단으로 미국이 택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제재"라면서 이전 경험으로도 전면 차단 제재는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면 차단 제재의 경우 본래 제재가 갖는 것보다 더 큰,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승수효과'를 가져오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영국 정부도 이날 스베르방크 자산 전면 동결 등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 푸틴 딸들도 제재
미국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의 장성한 두 딸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에카테리나 티코노바, 마리아 보론트소바가 이번에 제재 대상에 올랐다.
또 라브로프 외교장관 부인과 딸, 그리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 위원들, 미하일 미슈틴 총리 등도 제재를 받게 됐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푸틴의 딸들이 제재 대상으로 선택된 것은 푸틴이 이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경제제재를 우회하고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푸틴의 자산 상당분이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숨겨져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때문에 그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란식 제재
미국과 유럽은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즉각 시행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러시아를 고립시키는데 충분할 정도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러시아측이 그동안의 제재와 이전 다른 나라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 우회 경로를 많이 알아낸 덕에 예상보다 충격이 작았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대량학살이 확인된 이후 나온 이번 추가 제재는 그 맹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 국무부에서 러시아와 유럽 제재를 이끌었던 에드워드 피시먼은 6일 취해진 추가 제재가 2월말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제재"라고 평가했다.
피시먼은 "이란식 제재로 향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1979년을 시작으로 이란에 수십년 동안 경제제재를 가해왔고, 이란 경제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그는 제재 강도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시먼은 "이는 마치 컨베이어 벨트 같아서 오직 한 방향으로만 진행한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