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장 경쟁 본격화.. 송영길 출마선언으로 이낙연 전략공천 견제
2022.04.17 17:05
수정 : 2022.04.17 22:3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서울에서 후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17일 공식 출마선언을 통해 1호 공약을 내고 이낙연 전 대표 '전략공천설' 견제에 나섰다. 박주민 의원은 청년들 지지 선언으로 '세대·시대 교체'를 내세워 차별화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장 출마 선언자들이 주말에도 활발한 행보를 펼치는 등 후보 경쟁에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장의 상징성이 큰 데다 민주당 '전략선거구'로 지정되면서 셈법도 복잡해져서다.
전략선거구는 전략적 고려가 필요한 지역으로, 당 내외 인사 영입을 통한 전략 공천과 경선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출마 선언자들은 이낙연 전 대표 추대론을 견제하면서 '서울시장 후보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통해 세를 과시했다. 출마선언에는 수백명 시민들이 운집해 송 전 대표를 옹호했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후반전을 뛴다는 각오로, 대선에 보내주신 1614만명 성원을 반드시 지방선거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송 전 대표는 "서울이 중요하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시장과의 싸움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최전선에서 싸우며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1호 공약으로 유엔 제5본부 유치를 내걸었다. 아시아태평양 그룹을 대표하는 유엔 5본부를 유치해, 서울을 글로벌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유엔 본부를 유치하면 북한 군사적 도발 감소, 경제 활성화와 국가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저 송영길의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게 바로 이 공약"이라며 "유치 전과 후로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 대 배치에 1조 5000억원이 든다는데 그 반 값이면 안전한 서울을 만들 수 있다"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저격하기도 했다.
아울러 송 전 대표는 공급 강화, 세금 완화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정책도 발표했다. 내곡동 개발로 5만호, 구룡마을 개발로 1만20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하고, 양도소득세 중과는 향후 2년간 유예하겠다고 공약했다.
박주민 의원은 같은 날 오전 청년 출마예정자들의 지지선언으로 차별화했다.
박주민 의원은 국회 본청 앞에서 장경태 의원, 청년 출마 예정자들과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여러분들처럼 이번 선거를 세대 교체와 시대 교체의 장으로 만들고자 출마했다. 이를 통해 더 젊은 서울시, 더 다양한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차별금지법 논의, 청년기본법 추진 등 개혁 입법을 주도해왔단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청년기본법, 문신 합법화, 낙태를 선택할 권리를 법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이어 "따스한 봄바람으로 시작해 한국 정치에 태풍 같은 바람을 반드시 일으켜내자"며 '세대 교체, 시대 교체'를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출마 선언자들은 '경선 없는 전략공천'에 우려를 나타냈다. 당 안팎의 '이낙연 전 대표 전략 공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송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전 대표님이 (서울시장 출마는) 안 하신다고 그러고 있다. 그런데 왜 안 하신다는 분에 대해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면서 "하신다면 대환영이고, 와서 경선을 통해 하나로 에너지가 모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오더라도 경선을 거쳐서 후보를 결정하자는 주장이다.
박 의원 또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자신이 빠지고, 이낙연 전 대표 등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인사들이 포함돼 있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근 오세훈 시장과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근소하지만 선두를 지킨 저를 여론조사에서 배제한 건 명백히 어떤 의도를 가진 게 아닌가 한다"며 '오세훈 맞수'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했다.
출마를 선언한 김진애 전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또한 SNS 메시지와 주말 공개 행보를 통해 지지율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