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빅스텝'에도 돈푸는 中… 환율 방어보다 급한 경기부양
2022.04.24 18:15
수정 : 2022.04.24 18:15기사원문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기준 환율 성격의 중간 환율은 달러당 6.4596위안으로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같은 날 달러당 6.49위안까지 올랐다. 홍콩 역외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53위안까지 상승했다.
연초까지 초강세를 유지하던 위안화 가치는 4월 들어 심각해진 코로나19 확산에 중국 당국이 적극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면서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한 달 새 약 2%, 최근 1주일 새 약 1% 급락했다.
미중 통화정책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상하이 봉쇄 등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중국 경제 피해 급증 등이 위안화 가치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연준은 지난달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며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했고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통화 완화 기조를 더욱 강화하면서 세계 금융질서를 좌지우지하는 연준과 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인민은행은 오는 25일 지준율을 0.25%p 인하해 약 102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다.
시장에서는 내달 발표되는 4월 통계부터 상하이 봉쇄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지난 22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화성 연설을 통해 "중국 통화 정책의 최우선 임무는 물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온건한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p 금리 인상, 이른바 '빅스텝'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초강력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로 돌아섰다.
이러한 미중 통화정책 탈동조화 속에서 미중 10년물 국채금리 격차는 축소됐고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미중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중국 내 외국 자본 이탈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중국 채권 보유액을 1125억위안(약 21조4000억원) 줄였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2월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유 중국 채권을 803억위안(약 15조3000억원) 어치 줄였다.
한편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선 일일 확진자가 5일만에 다시 증가했고 수도 베이징에선 학교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3일 베이징 차오양구 한 중학교에서 10명의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가족들에게도 전파됐다. 이로 인해 방역 당국은 차오양구 전체 학교에 매주 3차례씩 전원 핵산(PCR)검사를 하기로 했으며 모든 유치원과 보육기관, 문화·체육시설, 트레이닝센터는 대면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차오양구는 한국 교민 밀집지역인 왕징이 소속된 구이다.
이런 가운데 SCMP는 홍콩에서 두 달여 동안 코로나19 사망자 급증과 장례식 지연으로 시신 부패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대만의 경우 일일 신규 감염자가 4000명을 넘었지만 상하이와 같은 봉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건 당국은 밝혔다 .
jjw@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