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저주할 것" 극단선택 유소년 축구선수 SNS엔 이름 적혀있었다
2022.05.03 06:45
수정 : 2022.05.03 06:45기사원문
故 정우림 군의 유족은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 아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유족은 "제 아들은 지난달 27일 축구부 숙소 4층에서 떨어져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그날 밤 아빠에게 운동화를 사달라는 메시지가 마지막 인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사건을 종결했지만 이해할 수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였다"며 "아들의 카카오톡을 열어보고 밤새 너무 무섭고 화가 나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손이 떨리고 맨정신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유족은 "코치들의 폭언, 몇몇 친구들의 모욕과 괴롭힘이 4개월간 지속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해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죽어서도 저주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유족은 "이들은 오랜 기간 간접 살인을 했다"며 "아들은 제게 몇 년간 단 한 번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정말 축구하는 게 너무 좋다고만 했다. 하지만 유서에는 단 한 번도 웃는 게 진심인 적이 없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들이 써 내려간 글을 보고 한없이 울었다. 가해자들의 이름을 보고 저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정말 미치겠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이런 학생들은 운동은 물론, 전학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다시 나올까 봐 무섭다. 저는 이들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그들이 제2의 우리 아들을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4일 오전 6시 기준 현재 이 청원 글은 1만4326명 이상이 동의했다.
김포FC는 지난 2일 홈페이지를 통해 "김포FC 유소년 축구(U-18) 소속 고(故)정우림 군이 우리의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됐다. 우림이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과 우정, 축구를 향한 열정과 밝은 모습을 우리는 잊지 않겠다. 故정우림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정군을 추모했다.
김포FC는 소속 유소년 선수 사망에 대한 아픔을 통감하면서 오는 4일 솔터체육공원 축구장에서 열릴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2 2022' 홈경기를 통해 추모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