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잇따른 파행·연기.. 尹정부 '반쪽 내각' 출범 우려
2022.05.04 17:00
수정 : 2022.05.04 17: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번주 '슈퍼위크'를 맞은 국회 인사 청문회가 곳곳에서 파행을 빚으면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정상적인 출범에 비상등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거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자칫 '총리없는 내각' 출범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18개부처 중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는 추경호(기재), 한화진(환경), 이종호(과기) 등 3명에 불과하다.
인사청문회 사흘째인 4일 국회에서는 전날 청문회 파행 여파로 민주당의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전날 민주당의 청문회 보이콧으로 정호영, 이상민 후보자 청문회가 파행됐다.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인 9일로 미뤄졌다.
특히 민주당은 한 후보자에 대한 총공세를 단단히 벼르고 있고, 한 후보자 역시 검수완박 등 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적 요소 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9일 한 후보자 청문회 파행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윤호중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국민에게 이미 퇴장 판정을 받았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실격 1순위라고 할 만하다. 청문회에서 보인 오만방자한 태도도 '품행제로'였다"면서 "한 후보자는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 후보자 청문회 결론은 실격"이라고 직격했다. 국무총리 임명은 국회의 인준안 동의없이 윤 당선인이 강행할 수 없다. 정의당도 한 후보자가 직책 수행에 부적격이라는 입장을 내고 윤 당선인의 지명 철회를 거듭 요청했다.
민주당은 정호영·이상민·원희룡 후보자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에 대해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학 의혹은 이제 수사 대상"이라고 직격했고, 이 후보자를 두고는 "청문회 기간 내내 아들 관련 제출을 거부해왔고 청문회에서도 뻔뻔하게 답했다"고 날을 세웠다.
원 후보자도 민주당과 정의당의 '데스노트'에 올라 있다. 박 원내대표는 "원 후보자의 오만과 안면몰수가 도를 넘었다. 셀프 특혜부터 수천만원 쪼개기 결제까지 온갖 비리 의혹이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됐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원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분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윤 정부 1기 내각의 정상 출범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18개 부처 장관 중 3명(추경호, 한화진, 이종호)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만 채택됐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부적격 후보자로 분류한 장관 후보자들의 경우 채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각 부처 장관은 윤 당선인이 국회 동의 없이도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정권 초부터 임명 강행 시 민주당의 국정 보이콧 가능성이 높아 윤 당선인으로선 정치적 부담이 크다. 전날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자녀 장학금 '아빠찬스'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한 점도 부담이다.
이로 인해 오는 1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윤석열 당선인 측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끝까지 인준안 거부 시 총리 없이 임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부겸 총리가 일정 기간 연임할 가능성,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총리 권한대행을 할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