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나홀로 고성장 부산 제조업체...비결은 '혁신'
2022.05.12 09:33
수정 : 2022.05.12 09: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지역 주력 업종의 부진 속에서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부산 제조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침체된 지역 제조업의 부활을 위해서는 이들 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성장 전략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2일 지역 고성장 기업의 현황과 특성을 분석한 ‘부산지역 고성장 제조업 현황 및 특성 분석’ 자료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자료는 매출액이 확인되는 부산지역 제조업 외감기업 619개사 중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의 연평균 성장률이 높은 상위 50개 기업과 나머지 569개 기업을 비교 분석해 고성장 기업의 특성 및 성장 전략을 도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성장 상위 50대 기업의 매출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1.2% 성장한 반면 비교군 기업의 매출액은 연평균 3.5% 감소해 두 그룹 간 성장세에 있어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고용에 있어서도 비교군 기업의 종사자수가 연평균 1.9% 감소한데 비해 고성장 기업은 8.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고성장 기업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기계장비, 금속·비금속, 기타운송장비, 전기전자, 화학고무, 자동차부품 등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여 업황 보다는 개별 기업의 혁신성이 성장의 주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근 5년간 50대 고성장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연평균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교군 기업이 6.5%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50대 고성장 기업 중 41개사(88.0%)가 자체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하고 있어 기업의 성장에 연구개발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징적인 것은 지역 대표 제조업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 친환경, 자율주행 등 빠른 산업 트렌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성장 기업 비중이 가장 낮았다. 이는 대기업 하청 중심의 취약한 거래관계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풀이된다.
기업별로 들여다보면 부산 50대 고성장 기업 중 성장률 1위 기업은 의료용 기기 제조업체인 ㈜네오메드로 2020년 매출액은 약 200억원으로 최근 5년 연평균 61.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판매량의 급증이 매출액을 견인했다. 이어 조선기자재업체인 ㈜파나시아가 선박용 스크러버 수요 증가로 두 번째로 높은 60.6% 매출액 성장률을 보였다. 이같은 성장에 힘입어 파나시아는 2020년 약 356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국 10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고성장 기업 중 신규 고용 창출이 활발한 기업으로는 승강기 제조·설치 업체인 ㈜동부엘리베이터와 친환경 신발소재업체인 ㈜노바인터내쇼널이 눈에 띈다. 이들 기업은 최근 5년 종사자수 증가율이 각각 39.2%, 36.0%를 기록, 전체 종사자수에서 100인 이상의 기업으로 규모가 커졌다. 노바인터내쇼널은 미국의 신발업체 올버즈와 납품 계약을 맺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제조업은 지역 경제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침체기를 겪고 있는 지역 주요 제조업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기술혁신에 방점을 두고 성장을 극대화 시키는 맞춤형 정책과 투자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